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진 이유가 무엇이냐'는 주주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 부회장은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초기 대응이 늦었다"며 "다만 빠르면 올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HBM3E 12단을 출하해 시장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3월 주당 7만원대였으나, 이날 기준 5만원대로 내려앉아 있다. 반면 경쟁사 SK하이닉스는 같은 시기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올라타 역대 최대 영업이익(23조원)을 기록했다.
전 부회장은 "올해 전체 HBM 비트 공급은 전년 대비 상당 수준 늘어나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HBM3E에선 늦었지만, HBM4와 '커스텀 HBM'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전 부회장은 그러면서 올 하반기부터 범용 D램과 낸드 시장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화권을 중심으로 모바일향 재고 소진이 일어나고 있다"며 "수요회복에 따라 하반기 수급 균형이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전 부회장은 또 중국 업체의 범용(레거시) 반도체 제품 기술 추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D램과 낸드 분야에서 추격해온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DDR4 등 로우엔드 수준의 제품에 그친다"며 "당사는 하이엔드 제품 출하 확대를 통해 이 같은 추격에 맞서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주총장에선 반도체특별법과 주52시간제에 대한 주주의 질문도 나왔다. 전 부회장은 "현재 반도체 산업은 국내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아닌 국가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경쟁력·생존력을 확보해야 하는 위기 상황, 중국업체들의 빠른 추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추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공정 미세화를 더 빨리 이루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품 개발 난이도는 오르고 있다"며 "개발 인력의 집중 근무는 필수적이고, 규제로 인해 개발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연구개발 경쟁력이 근무시간 규제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정부·국회와 추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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