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에 이달 중 자회사 심사 결과 보고"
이 원장은 19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평가 점수는 2등급 하한선에 많이 근접해 사소한 하향 요인만 있더라도 등급이 떨어질 수 있었다"며 "평가 기준 등 적정성에 대해선 금융위원회와 사전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금융위에 경영실태 평가 항목인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부문에서 미흡한 점을 지적하며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우리은행 정기검사 결과 우리은행 등 주요 자회사에서 발생한 부당대출과 사고 이후 보고 및 수습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논란이 됐던 건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730억원을 포함해 2000억원대에 달하는 부당대출이다. 올해 초 이 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후에도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불법대출이 취급됐다며 '매운맛'을 예고했다. 임 회장 때도 내부통제가 부실했다는 '책임론'을 앞세웠다.
금감원은 임 회장이 동양생명 등 보험사 인수·합병(M&A) 관련 의사결정 절차를 미흡하게 처리했다고도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몰취하는 조항이 주식매매계약에 포함됐지만 이러한 중요사항을 공식 이사회 석상에서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금감원 측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자회사 M&A 등 주요 경영 의사 결정 시 사전 검토가 미흡했다. 자회사 리스크 한도 관리나 은행 등 주요 자회사의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잠재적 충격 부문에선 자회사 등에 대한 업무 지원 및 통할과 함께 그룹 내 내부거래 관리가 미흡했다"며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등급 강등으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심사에 차질을 빚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감원은 이달 중 최종 자회사 편입 심사 의견을 금융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자회사 편입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 실태 평가 결과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단 경영실태평가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해도 자본금 증액 또는 부실 자산 정리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금융위가 조건부 승인하는 방식으로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으로부터 내부통제 개선 계획 등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금융위에 심사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며 "예외 승인 가능 여부와 조건도 다각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외 승인 여부와 관련해선 자본금 증액과 부실 자산 정리 등 기준을 좀 더 정리해 우리금융 측에서 제출한 개선 내용이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지까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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