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연료나 폐플라스틱 등 자연 분해가 어려운 물질을 방사선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미생물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정종현 박사 연구팀이 인천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과 함께 방사선을 이용해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균주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락카아제라는 효소를 가진 박테리아를 일반적으로 활용한다. 박테리아 배양액에 오염물질을 넣고 박테리아가 생성한 락카아제 효소가 분해하는 원리다. 다만 락카아제는 개량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구리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락카아제가 활성화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기존처럼 효소를 직접 개량하는 대신 감마선조사시설에서 방사선을 쪼여 구리이온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기법을 설계했다. 실험을 통해 대부분의 미생물이 생장할 수 없는 10밀리몰 농도의 구리이온에서 생장이 가능한 균주를 개발했다. 균주에 구리이온이 많아지면 독성이 생겨 생장을 방해하는 것을 방사선을 통한 균주의 유전자 변이를 통해 해결한 것이다.
새로운 균주는 락카아제 활성도가 기존보다 2.6배 높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락카아제 생성과 구리 흡수 및 배출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또 다양한 합성 염료로 분해하는 실험에서도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해했다.
정종현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는 "난분해성 유해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제공한 연구"라며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균주를 기반으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폐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 유용한 기능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균주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엔바이러멘탈 리서치(3월)'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을 이용해 난분해성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제거하는 균주를 개발했다. 사진은 방사선을 통해 구리 내성과 락카아제(laccase) 활성을 증진시켜 다양한 합성 염료에 대한 분해 활성을 높이는 모습. 원자력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