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사진) 삼성SDI 사장이 정기 주주총회 직후 1억9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신규 매입하며 책임 경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시장의 신뢰 회복과 주주가치 제고에 방점을 찍은 행보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삼성SDI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직후 보통주 1000주를 주당 19만15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총 매입 금액은 1억9150만원이다.
이번 매입은 최 사장이 지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당일에 이뤄졌다. 첫 자사주 보유인 만큼 기존 '0주'에서 '1000주'로 보유 지분이 늘게 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대표 선임 직후 자사주를 직각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중장기 성장을 위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저점인 상황에서의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주주환원책 마련과 경영진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에 대한 책임감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에 대한 자신감과 주가 반등에 대한 확신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실제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주가는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13일과 14일, 17일에 3일 연속 하락으로 19만4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날 오후 15시 20분 기준 20만3250원(5.78%)까지 회복했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와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유상증자 자금의 활용 성과와 실적 회복 여부가 시장 신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