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토허제) 해제를 한 달여 만에 번복해 재지정한 것을 두고 이른바 여권 '잠룡'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오 시장을 비판하면서도 대권 최대 유력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함께 거론, 날을 세웠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서울시가 제때 토지거래허가제를 풀었다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부동산 정책은 정교해야 할 뿐 아니라 예측가능해야 한다"고 적었다.
한 전 대표는 "전문가들은 집값이 한창 조정받던 2023년 상반기쯤 (토지거래허가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해 왔으나 서울시는 금리 인하와 함께 서울 집값이 상승하는 국면이던 지난 2월 갑자기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며 "올 6월 토지거래허가제 만료로 매매를 준비하던 시장에선 갑작스러운 해제로 충격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락가락 한다는 비판 속에 서울시는 해제 한 달 만에 정반대로 토지거래허가제를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키로 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당 기구에서 내세운 '주택임대차 10년 보장'을 스스로 뒤집은 것처럼, 우왕좌왕하는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 삶을 불안하게 한다"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토지거래허가제는 토지의 무분별한 투기를 막기 위한 것이 그 제도의 본래적 취지"라며 "토지 위에 지었다는 이유만으로 아파트 자유 매매조차 허가제로 한다는 것은 원래 토지거래허가제 취지에도 반하고 헌법상 자유민주적 경제질서에도 반하는 조치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제도가 본질적 기능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잘못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썼다.
오히려 홍 시장은 "이 대표처럼 온갖 비리로 기소돼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저리 뻔뻔하게 설치고 다니는데, 오 시장 사건이야 그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며 "토지거래 재지정은 잘못된 관행이지 오 시장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썼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