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특검법 막힌 민주당, 대통령 거부권 행사 못하는 상설특검 통과
與 '부결' 당론 확정에도 가결…법사위 전체회의서 여야 충돌 하기도
국회는 20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김건희 상설특검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 상설특검안을 재석 265인, 찬성 179인, 반대 85인, 기권 1인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대했지만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표결 전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규칙을 독단적으로 개정해 상설특검법 자체를 헌법에 위반되게 만들었다"며 "미국과의 통상협상이 중요한 시점에 민주당은 특검, 탄핵만 계속할 거냐"고 반문했다. 주 의원은 "특검은 극히 예외적 제도고 특정 정치세력이 특검을 선택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이재명 대표가 당선무효형 앞두고 있지 않다면 이렇게 무리한 특검에 빠질 수는 없을 거다. 이 대표만 무섭고 국민은 안 무섭나"라고 반대했다. 수사 대상에 대해서도 "모두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이다. 수사를 입맛대로 왜곡해 공표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편들기 특검을 왜 이 시점에 해야 하는지 국민께서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주 의원의 발언에 반발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는 관저가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한다"며 "재의표결의 결과가 '총 안 쏘고 뭐 했냐'라며 테러, 살인까지 부추기는 제정신이 아닌 소리까지 들린다. 죄수복을 입고 있어야 할 사람이 편하게 경호 받고 있으니 더 날뛰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김건희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야당 주도로 처리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인허가 개입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콘텐츠 관련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등 11가지를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야당은 일반특검법 형태로 발의된 김건희 특검법이 4차례 폐기되자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법을 통해 수사요구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민주당이 법사위를 통해 각종 특검과 탄핵안을 난무하게 한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김건희 상설특검안에 부결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식 특검법은 위헌적인 독소조항을 유지하며 이름만 바꾸는 용어 혼란 전술"이라며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상설특검 관련 국회 규칙을 날치기로 통과시켜 여당의 특검 후보 추천권을 원천 봉쇄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임명될 특별검사는 이재명의 오른팔이냐, 왼팔이냐의 차이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포장지만 바꾼 특검"이라며 "위헌적 요소가 있어서 부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