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우크라 포로들의 귀환, 오랜 기다림 끝의 재회](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102102269061002[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우크라 포로들의 귀환, 오랜 기다림 끝의 재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9일(현지시간) 각 175명의 전쟁포로를 교환했습니다. 전쟁으로 생이별한 남편과 아내, 연인들이 마침내 다시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습니다. 이번 포로 교환은 인도적 차원에서 의미가 큽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협상 결과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에서 러시아 군인 175명이 귀환했다.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175명이 인도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선의의 표시로 응급 치료가 필요한 중상자 포로 22명을 우크라이나에 넘겼다고 덧붙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에 억류됐던 군인 175명이 석방됐고, 교환 외 조치로 중상자를 포함한 다른 군인 22명이 귀환하고 있다며 포로 교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이번 포로 교환은 최대 규모 중 하나"라며 귀환한 포로들이 즉시 필요한 의료·심리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송환된 러시아 군인들이 현재 벨라루스에서 의료·심리적 도움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로 이송돼 국방부 의료 시설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측의 포로 교환 사실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통해 사전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이번 포로 교환 협상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중재했습니다.
고국으로 돌아온 우크라이나 포로들은 비공개 장소에서 보고싶은 얼굴들을 만났습니다. 혹독했던 포로 생활 끝에 귀환한 남편은 부인을 보자마자 달려가 뜨겁게 끌어안았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친구들과 친척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여전히 포로로 남아 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따뜻한 온기 속에 모두가 잠겼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재회는 가족과 공동체에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포로 생활이 남긴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포로 생활은 큰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우려됩니다. 블라디슬라프 자도린(25) 씨는 프랑스 디종 지역 일간지 르비앵퓌블리크와 인터뷰에서 "지옥 같은 세상이었다"면서 679일간의 포로 생활을 들려줬습니다.
그는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를 침공했을 때 흑해의 작은 섬인 '뱀섬'(우크라이나명 즈미니섬)을 방어하다가 러시아군에 생포됐지요. 이후 7개의 다른 구금시설로 이송되며 2년 가까운 수감 생활을 하다가 풀려났습니다.
자도린 씨는 지금도 여전히 "꿈에서 전쟁을 보고, 감옥 소리를 듣는다"며 수감 생활 도중 말 못 할 폭행과 고문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교도관의 폭행으로 자신의 피부색이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며, 때로는 그들이 수의학 도구로 몸의 모든 부위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감옥에서의 굶주림도 회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종종 모래가 묻은 빵 한조각만 먹었다"며 "우리는 화장지, 비누, 쥐를 먹는 법을 배웠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러시아는 중세에 머물러 있으며, 100년 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죄수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더 힘들게 한 건 심리적 폭력이었습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러시아 국가를 불러야 했다. 교도관이 우리가 부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녁까지 계속 불러야 했다"며 "우리는 러시아 역사를 읽어야 했고, 하루 종일 러시아 라디오를 들었다. 그들은 우리를 러시아화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