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채폭탄` 터질 판인데 정치는 실종됐고 정부는 무능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102102369058001[1].jpg "[사설] `부채폭탄` 터질 판인데 정치는 실종됐고 정부는 무능하다")
우리나라의 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경제의 세 주체인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의 부채를 모두 더한 '국가총부채' 규모가 62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렇게 급증한 빚은 신뢰도를 낮추고 차입비용 부담을 늘리며, 자칫 잘못하다간 파산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
20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3분기말 원화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은 6222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약 250조원(4.1%), 전 분기보다는 약 55조원(0.9%) 늘어났다. 이가운데 기업부채는 2798조원, 가계부채는 2283조원, 정부부채는 1141조원이었다. 비금융부문 신용은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자금순환 통계를 바탕으로 가계와 기업, 정부의 부채를 합산한 금액이다. 통상 국가총부채 또는 총부채로 지칭한다. 우리나라 총부채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지난 2021년 1분기말 5000조원을 처음 넘어섰고, 2년여만인 2023년 4분기말 60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부채가 급증한 것이 국가총부채를 늘렸다. 정부부채는 2023년 3분기말 1020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1141조원으로 불과 1년새 약 120조원(11.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업부채는 약 80조원(2.9%), 가계부채는 약 46조원(2.1%) 각각 늘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22년 4분기말 41.5%에서 올 2023년 1분기말 44.1%로 크게 뛰었고, 지난해 1분기와 2분기말 각 45.4%,3분기말 45.3%로 크게 뛰었다.
정부부채가 급증한 건 세수 이상으로 썼다는 얘기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전재정 기조하에 정부 씀씀이를 줄이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수 확보 방안은 강구하지 않으면서 감세 정책을 실시해 나라살림 적자가 이어지고, 모자라는 돈은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충당해왔다. 세수 펑크는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세수 결손 우려가 나온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81조8000억원 늘어 GDP 대비 48.1%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쓸 돈이 모자라는 데 여야는 조기 대선에 대비해 시혜성 감세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또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내수 활성화를 통한 자영업자 지원 등은 불가피할 것이지만 정부 빚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세수를 확충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번번히 무산된 재정건전화법을 제정, 포퓰리즘적 정책을 억제하고 국가부채를 GDP의 일정 비율 이하로 관리하는 것도 시급하다. 특히 부동산 대출을 치밀하게 관리, 가계부채가 위기로 비화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과도한 레버리지(부채)는 반드시 후유증을 낳는다. 이런 추세로 국가총부채가 늘다간 경제위기는 피할 수 없을 것인데도 정치는 실종됐고, 정부는 무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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