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서 사상자 10명 발생
산림 피해 3286㏊… 의성 최다
강한 서풍에 진화율 단 30%뿐
산림 피해 3286㏊… 의성 최다
강한 서풍에 진화율 단 30%뿐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째 경남 산청, 경북 의성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현재 산림피해는 3286.11㏊로 축구장 면적의 약 46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경남 산청 시천면·김해 한림면, 경북 의성 안계·안평·금성면, 울산 울주 온양읍, 충북 옥천 등 전국 수십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 탓에 진화 작업에 애를 먹어 이날 오전까지 산불 진화율은 30%에 미치지 못 했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3월 21~23일 산불대처상황'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으로 산불로 인해 4명이 사망했다. 또한 중상자 5명, 경상자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경남 산청에서 피해를 입었다. 재산 피해는 산청에서 주택 10동이 모두 전소했다. 의성에서는 24동이 모두 불에 탔고, 5동은 일부 피해를 봤다.
산림피해는 축구장의 약 4603배 규모인 3286.11㏊가 모두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로 보면 김해 70.11㏊ 울산 울주 85㏊, 산청 1329㏊, 의성 1802㏊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울주 주민 80명, 김해 148명, 산청 355명, 의성 951명은 모두 인근 대피소와 임시거주시설로 대피한 상태다.
당국은 지난 21일부터 헬기 99대와 소방대원 등 인력 4875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참여했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산불 진화율은 의성 2.8%, 김해 20%, 산청 30%, 울주 70%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진화율이 낮은 것은 강한 서풍을 타고 불씨가 옮겨붙는 비화(飛火)현상 때문이다. 일병 '도깨비불'로 불리는 비화는 2019년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 피해를 키운 주요인이다. 당시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35.6ｍ에 달해 발화지에서 7.7㎞ 떨어진 해안가까지 확산했다. 이번 강한 서풍은 한반도 중부지방에 동서로 기압골이 형성되면서 발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이틀 경남 산청군 등 산불 진화 현장을 찾아 가용장비와 인력 등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고기동 중대본부장도 이날 의성 산불 현장 점검에 나섰다. 고 본부장은 의성군 안평면사무소에 마련된 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해 산불 진화·피해 상황과 자원 동원 현황을 보고 받았다.
고 본부장은 건조한 날씨와 바람으로 산불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신속한 산불 진화를 위해 가용 자원을 적재적소에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세종=원승일·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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