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인수 후 수수료 0.5~2.2%p↓
2%대 온라인 판매까지 강요해
인센티브도 폐지…"고사 위기"
2%대 온라인 판매까지 강요해
인센티브도 폐지…"고사 위기"
2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KG그룹은 2022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대리점 판매 수수료를 기존보다 최소 0.5에서 최대 2.2%포인트(p)까지 줄였다. 기존에는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칸 등 모델 별로 대리점이 대당 6~6.5%의 수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인수 후 출시된 첫 번째 차종인 토레스부터 회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0.5%포인트 인하한 5.5% 수수료를 통보했다. 작년에 출시된 액티언도 5.5%로 책정했으며, 같은 해 출시한 토레스 EVX의 경우 3.8%까지 낮췄다. 이처럼 신차 출시 때마다 수수료를 낮추자 대리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KGM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수수료를 계속 낮추고 있는 것을 두고 대리점 영업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KGM의 지난해 매출은 3조7825억원,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1%, 147% 각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수수료 6%는 업계 평균치라고 할 수 있지만, 3%대는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완성차 업체들은 대리점과 계약할 때 신차 출시 등 판매차종이 변경될 경우 양측이 협의해 판매 수수료를 정하기로 한다. 대리점과 협의가 충분히 된 상태인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 관계자는 "회사가 상생협약을 체결할 당시엔 신차판매수수료를 대리점과 협의해 확정한다고 했으나,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현재 차량 한 대 판매로 얻는 수익은 30만~60만원 수준으로 임차료와 직원 월급을 제외하면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회사는 여기에 각 대리점에 2%대의 온라인 판매 수수료 계약도 할 것을 압박했다. 대리점주들은 계약을 하지 않는 대리점에는 전시차를 배정하지 않았으며, 오프라인 계약과 견적도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KGM은 토레스 EVX를 출시하면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협의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계약을 한 순서대로 전시차를 배정했고, 회사 메일로 언제, 어느 대리점이 계약했는지 공지해 심리적 불안감을 줬다. 모든 대리점이 2% 수수료에 반대하지만, 전시차 배정과 조급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계약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특별 한정판을 앞세워 대리점에선 접근할 수 없는 가격과 옵션으로 판매해 온라인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대리점의 판매 행위를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자동차 브랜드들은 잘 안 팔리는 모델의 판매 활성화를 위해 대리점과 영업사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인센티브까지 폐지되자 판매량이 적은 소도시 대리점들은 운영난에 시달려 문을 닫기 시작했다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2022년 189개였던 KGM 대리점은 현재 144개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내수 판매량까지 급감하자 대리점 점주들은 임차료 지급에도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KGM은 쌍용차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판매구간별로 최대 90%까지 적용했던 임차료 지원을 올해 폐지했다.
협의회는 지난 2023년 9월 곽재선 KGM 회장을 만나 어려움을 전했으나 이후에도 회사의 이 같은 통보는 계속됐고, 이제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도 없어 협의회가 분열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현재 KGM 대리점 협의회는 기존에 활동을 이어왔던 대리점 협의회와 수도권 지역 위주로 이뤄진 신발전협의회 두 곳으로 나눠졌다.
신발전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협의회를 새로 결성하고서부터 박경준 KGM 국내사업본부장 등 회사 임원들과 소통이 가능해졌으나, 아직 뚜렷한 결과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대리점 점주들은 2023년 10월 회사를 상대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5월 KGM과 협의회는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상생협약서에는 △신차판매수수료 협의 △150만원 상당의 상생지원금 지급 △대리점 온라인판매수수료 별도 협의 △대리점 협의회 및 기타 단체 구성 방해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상생협약 내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판단한 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회사를 제소했으며, 지난 19일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KGM 본사인 KG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KGM은 "공정위 제소 결과를 기다리며 대리점과 원만하게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