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尹·李선고 앞두고 신경전
李 "尹탄핵 기각되면 무법천지"
權 "협잡" 安 "기만" 목청 높여
이낙연은 "정신나가" 양당 비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서로를 향해 "나라가 망한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 운명을 가를 중대한 선고가 연달아 열릴 예정인 가운데 양당은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나라가 망한다", "이 대표가 무죄 선고를 받으면 나라가 망한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2일 전라남도 담양에서 이재종 민주당 담양군수 재선거 후보 유세에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경우 "무법천지가 되는 거다.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회를 침탈해 시도 때도 없이 계엄을 막 해도 되고 아무 때나 군대를 동원해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려 해도 된다는 이야기"라며 12·3 비상계엄 정당화를 우려했다.
이 대표는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고 '내란 극복'에 총력을 다해도 부족할 판에 (당대표가) 담양군수 선거를 쫓아다니는 건 부당하단 의견도 적지 않다"며 전국적인 산불 재난 상황에서 선거유세에 나서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호남이 민주당을 지지하느냐 안 하느냐 이런 얘기를 듣는 순간 전열이 흐트러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과거 행태 그대로 갖고 있었다면 신속하게 전광석화처럼 계엄해제를 할 수 있었겠냐"면서 텃밭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산불 여파로 이날 충남 아산시장 전만권 후보 지원유세를 취소한 가운데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 인용과 25일 선고를 헌법재판소에 요구하고, 민주노총은 26일을 총파업 투쟁일로 통첩한 것을 지목해 "바로 26일에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심판이 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사법부의 시계를 이재명 단 한 사람에게 맞추란 협잡"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목적 밖에 없다"며 "유죄가 나올지 무죄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국민에게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건 기만"이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한편 '윤석열·이재명 동반 청산론'을 펴 온 새미래민주당은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의원 나선거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명기 후보 출정식에서 양당을 동시에 조준했다. 당 초대 대표이자 잠룡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동작구의원 보선, 결코 작은 선거가 아니다. 곧 대선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한밤중에 국회를 계엄하고, 군대가 국회로 쳐들어간 나라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이 경제부총리(최상목 권한대행)를 탄핵하겠다고 결정했다. 경제도 어려운데 열심히 일하는 부총리를 업무 배제하면 경제를 어떻게하겠단 것이냐"며 "(유권자들이) 이 정신나간 정치를 일깨울 각성자가 돼달라"고 호소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22일 오전 전남 담양시장에서 이재종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상인과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지난 3월21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삼거리역 성대시장 성대약국 앞에서 새미래민주당이 김명기 동작구의원 나선거구 보궐선거 후보 출정식을 개최한 가운데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당 상임고문으로서 참석해 당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