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이 '0'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 1~4월 서울 분양 물량이 단 1개 단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시장이 위축에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규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탓이다.
5월 역시 조기 대선 가능성에 업체들이 분양을 꺼리고 있다.
2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분양 물량(일반분양·30가구 이상 기준)은 지난달 초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1097가구(일반분양 482가구)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서울 분양 물량은 내달 말까지 전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4월 중 분양이 예상됐던 서울 시내 3개 단지의 공급 계획이 내달 이후로 미뤄지면서다.
이는 최근 5년간 역대 1분기 서울 분양 물량으로는 최저치다.
4월 중 서울 구로구 '고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와 성북구 동선2구역 재개발사업, 강남구 역삼동 '자이더 캐럿 141' 등 3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공사 일정이나 조합 사정 등으로 연기돼 일러도 5월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해당 단지의 분양이 모두 연기됐다면 4월에도 서울 분양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양 가뭄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위축돼 공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이 아파트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다 탄핵정국 등 여러 악재가 겹치자, 건설사나 조합이 분양 일정을 미루는 모양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일정이 늦어진 단지도 있지만 요즘 분위기가 분양하기에 좋지 않다고 판단해 미룬 곳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분양 가뭄 현상이 5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은평구 대조동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083가구)'를 5월 중 분양을 계획 중이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역시 미뤄질 수 있다는 게 분양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예정은 예정일 뿐 분양 공고가 나기 전까지는 모른다"며 "5월에 조기 대선을 한다거나 하면 남아있는 분양 예정 물량도 하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을 한다면 다음 정부가 어떤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지 몰라 분양이 줄줄이 밀리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