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연결 기술은 미래 양자분야의 진정한 '퀀텀 점프'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연구를 주도하는 연구그룹이 없고, 아직 초기단계여서 우리나라가 양자기술 안보와 전략자산 확보 측면에서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최재혁(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장은 '양자연결(퀀텀 인터커넥트) 기술'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양자분야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미래 선도형 분야가 될 것이라고 이같이 강조했다.
표준연은 지난 12일 열린 양자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자체 구축한 2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팅의 클라우드 서비스 시연에 성공하는 등 국내 양자컴퓨팅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최 소장은 "양자연결 기술은 기존 단일 칩이 아닌 모듈 칩을 기반으로 큐비트를 최대한 확장하고, 다수의 양자컴퓨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작하게 하는 혁신적·도전적 분야"라며 "지금까지 발표된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경우 1000큐비트 이상일 경우 재현성이 떨어지고, 칩 온도가 상승하는 문제가 생겨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초전도 양자컴퓨터뿐 아니라 이온트랩, 중성원자, 광자 방식의 여러 양자컴퓨터 플랫폼 역시 1000큐비트 이상의 규모 확장에 한계를 갖고 있다. 양자컴퓨팅을 선도하는 글로벌 빅테크와 세계 유수의 연구그룹들은 이를 해결하고자 양자연결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양자 연구자들은 모듈 간 연결, 즉 하나의 양자프로세서를 다수로 연결하거나, 개별 양자컴퓨터를 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양자컴퓨팅 생태계를 만들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양자연결 기술에 눈을 돌려 지금부터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술적 난제가 만만치 않다. 초전도 양자컴퓨터끼리 연결하려면 20mK(밀리캐빈)의 극저온 환경을 유지하면서 마이크로파와 광신호 간 변환을 통해 양자를 손상되지 않게 전송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정도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양자신호변환 효율도 1% 이내로 낮아 여전히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은 도전적인 연구 분야로 남아 있다.
최 소장은 "지금의 큐비트 수준으로는 신소재, AI, 신약 등의 문제를 양자컴퓨팅 기술로 해결하는 데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향후 5년 후에 멀티·쿼드코어 양자프로세서 시제품을 만들어 큐비트 규모 확장의 돌파구를 열고, 2개의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연결해 분산형 양자컴퓨팅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그는 "앞으로 양자연결 기술이 상용화돼 초연결 분산형 컴퓨팅이 구현되면 그야말로 양자 대전환 시대를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이제 막 시작했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분야인 만큼 우리나라가 기술개발 경쟁에 빨리 뛰어들어 산학연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총동원한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