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블, 코인거래소 중 점유율 90%…보안수준 향상·내부통제 강화
원화거래소 VASP 심사 완료는 '아득'
원화거래소 VASP 심사 완료는 '아득'
원화로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업비트, 빗썸 등의 원화거래소와 달리 코인마켓 거래소는 비트코인, 테더 등으로만 거래가 가능해 원화거래소로 전환 시 투자자 유입 증가가 전망된다.
VASP(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는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주로 가상자산 거래소, 커스터디 서비스 제공업체, 지갑 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포함된다.
2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는 포블에 대한 VASP 라이선스 갱신신고를 수리했다. 앞서 프라뱅, 비블록에 이어 세 번째다.
VASP 라이선스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인증이다. 이를 통해 자금세탁 방지(AML), 테러 자금 조달 방지(CFT)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게 된다. 각국의 금융 규제 기관은 VASP 라이선스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FIU가 VASP 발급과 갱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VASP 라이선스가 지난해 4분기 만료됨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대부분이 VASP 갱신 신청을 완료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VASP 갱신 심사 일정이 늦춰지면서 수리도 지연됐다. 포블의 갱신신고 수리도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상됐으나 3개월 가량 늦어져 이날 수리된 것이다.
금융당국은 심사가 빨리 끝날 수 있는 코인마켓거래소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갱신신고를 수리한 프라뱅, 비블록은 거래량이 전혀 없어 서류 검사만으로 신고를 수리했다. 포블과 같은 날 갱신신고를 수리한 플라이빗 또한 거래량이 없다.
코인마켓 거래소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포블은 이번 VASP 갱신신고 수리를 발판으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사업 중 주된 전략은 원화 거래소 전환으로 파악된다.
코인마켓에서는 비트코인이나 테더코인으로만 거래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원화로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선 실명 입출금 계좌를 연동해야 하고, 이에 따라 시중 은행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포블은 실명 입출금 계좌 연동을 위해 지난해부터 은행과 소통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안 수준 향상, 내부통제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코인마켓 거래소 대부분이 거래가 거의 안 되고 있는 수준이지만, 포블은 타 코인거래소와 다르게 거래량이 많고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갱신신고로 원화거래소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거래량이 많은 원화거래소의 VASP 승인 심사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업비트의 경우 가장 먼저 신고 서류를 제출했지만, 현장검사에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사항이 적발돼 신고 수리에 제동이 걸렸다. 타 거래소 또한 특금법 위반 사항으로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화거래소는 규모가 크고 살펴볼 사안이 많아 심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듯하다"며 "최근엔 빗썸의 현장검사를 실시했고 코빗, 고팍스에 대해선 제재 절차를 추진 중이다. 심사 완료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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