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빗썸 고객들의 원화 입출금 은행이 24일부터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된다. 국민은행은 이미 '빗썸 효과'를 톡톡히 보며 다른 은행과 달리 나홀로 성장 중이다. 신규 계좌 개설 고객까지 급증하면서 국민은행이 올해 4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의 원화 입출금 업무는 국민은행이 맡게된다. 국민은행에 사전등록을 하지 않은 투자자는 이날부터 거래 및 원화입출금이 불가능해진다. 사전등록 기간 이후에도 국민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다시 빗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빗썸과 손을 잡은 국민은행은 지난 1월 20일부터 국민은행 계좌를 사전에 등록할 수 있는 '사전 오픈 서비스'를 실시해왔다. 이후 지난 한 달간 1조원이 넘는 요구불예금이 유입된데다 계좌수도 평소 대비 3~4배 증가했다.
사전 오픈 서비스 시작 전인 1월 1일부터 10일까지 개설된 요구불예금 신규 계좌는 총 3만8948좌(일평균 5564좌)가 개설됐다. 하지만 사전 오픈을 시작한 1월 20일부터 31일까지 개설된 요구불예금 신규개설 계좌 수는 총 12만7092좌(일평균 2만1182좌)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국민은행의 지난 2월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152조5035억원으로 전월(150조8885억원) 대비 1.1%(1조615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27조4067억원에서 624조1620억원으로 3조2447억원 줄었지만 국민은행만 성장한 것이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5조173억원) △하나은행(-1조5696억원) 등은 적게는 1조, 많게는 5조원가량 빠져나갔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에서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국민은행의 신규 고객 유입 규모도 늘고 있다. 신규 계좌수는 1월 1~10일 5564좌에서 2월24~28일 14832좌로 166.6%(9268좌) 늘었다. 스타뱅킹 앱 신규 가입자 수 역시 같은 기간 4021명에서 1만1639명으로 189.5%(7618명) 급증했다. 빗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2022~2023년에는 하나은행, 2024년에는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내준 국민은행이 4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사령탑에 오른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목표 역시 '리딩뱅크 탈환'이다. 취임사에서도 'KB의 저력과 NO.1 DNA'를 강조한 만큼 올해는 리딩뱅크 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년째 1조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비이자이익의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국민은행의 작년 수수료이익은 1조1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1% 감소했다. 이는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것이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