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활용 필요 "치매 진단과 동시에 구강관리 시작해야…정부의 정책 추진·지원 절실"
이번 토론회에서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임지준 회장은 치매 환자의 구강 건강이 돌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치과도 병원 중심을 넘어, 재택 기반·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을 비롯해 남인순, 백혜련, 소병훈, 강선우, 김윤,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 주최했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공동 주관했다.
임 회장은 "치매 환자는 구강관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가 병이 깊어진 말기에야 치료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행동 조절이 어려워 결국 전신마취하에 치료가 이뤄지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따뜻한 치과병원 진료 사례 분석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초진 시점 기준 평균 투병 기간은 4년 9개월로 나타났다. 그는 "치매가 시작되면 미장원보다 치과를 더 자주 가야 한다는 일본 전문가의 조언처럼, 초기부터 치과 진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 환자는 물리적 이동이 어렵고, 돌발 행동이나 통증 표현의 어려움, 전신 질환 및 약물 부작용 등으로 인해 진료 중 위급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민간 기반의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임 회장은 "치매 어르신을 위한 치과 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적 책무"라며, "이동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은 약 40년 전부터 방문 진료를 도입했고, 우리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양시설 입소 노인을 대상으로 결핵검사처럼 연 1회 이상 구강검진을 의무화하고, 정기적인 방문 구강관리와 진료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민간 영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치매 환자 진료를 위해 별도의 전담센터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현재 운영 중인 16개 권역별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에 치매 진료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에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예산과 시간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임 회장은 치매 환자의 구강 건강 관리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치매 진단과 동시에 구강관리 체계 구축 △방문 치과진료 및 구강관리 제도 법제화 △공공 기반의 치과의료 체계 강화 △치매 환자 전용 치과 수가 체계 신설 △치과 의료인 대상 치매 관련 교육 및 인식 개선 △치매 국가관리 체계 내 치과 전문 인력 배치 △치매환자의 진료 이동권 보장 및 지역사회 돌봄 연계 등 7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임 회장은 "비록 일본에 비해 30~40년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2030년에는 치매 어르신 구강건강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지금이 치매 구강관리 체계를 정립할 골든타임"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정책적 뒷받침을 촉구했다.
유은규기자 ekyo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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