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美부통령 부인 그린란드 방문, "초청한 적 없는데 왜 오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502102269061002[1].jpg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美부통령 부인 그린란드 방문, \"초청한 적 없는데 왜 오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에 이어 J.D. 밴스 부통령의 부인이 그린란드를 찾습니다. 하지만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이번 방문 계획을 놓고 "매우 공격적"이라며 반발했습니다.
2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인 우샤 밴스(사진)가 오는 27일 그린란드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밴스 여사는 아들 및 미국 대표단과 함께 그린란드의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고 그린란드의 문화유산을 배울 예정입니다. 밴스 여사 일행은 그린란드 개 썰매 대회도 참관합니다.
백악관은 "밴스 여사와 대표단이 이 역사적 대회를 직접 보고 그린란드의 문화와 단합을 축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문은 비공식 성격으로 진행됩니다. 밴스 여사 일행은 이달 29일에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린란드와 덴마크는 밴스 여사를 초청한 사실이 없다면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린란드에서 지방선거와 새 정부 구성 협상이 진행 중인 민감한 시점에 방문이 이루어지는 만큼, 그린란드와 덴마크 정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의 테 에게데 총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매우 공격적으로 느껴진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오직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의도에만 몰두하고 있으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자치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이번 방문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도과 관련해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무관하게 볼 수 없다"면서 "덴마크는 미국과의 협력을 원하지만, 그 협력은 주권과 상호 존중이라는 기본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국가 안보, 지하자원 확보 등을 이유로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방문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그는 "관광객으로 왔다"면서 "아버지가 그린란드 주민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린란드는 북극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외교 원칙을 무시하는 트럼프의 일방적 행보는 지역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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