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마모을루를 석방하라", 튀르키예 전역 뒤흔드는 시위](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502102269061003[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마모을루를 석방하라\", 튀르키예 전역 뒤흔드는 시위")
튀르키예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이스탄불 시장에 대한 탄압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시위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마모을루 시장이 출석한 이스탄불 차을라얀 법원 앞에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당국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인근 역의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는 등 시위대의 법원 접근을 차단하느라 부심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이것은 단지 한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정의가 위협받는 문제"라며 "더는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는 "이마모을루를 감옥에 가둔다고 우리 모두를 침묵시킬 수는 없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 19일 체포됐습니다.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PKK의 정치조직 쿠르드사회연맹(KCK)을 지원하고 협력한 혐의, 작년 3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전격 체포됐습니다. 그는 "부도덕하고 근거 없는 혐의는 내 평판과 신뢰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체포된 당일부터 나흘간 집회·시위를 금지하고 물대포와 최루가스·고무총을 동원해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습니다.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은 전날 주요 도시에서 시위에 가담한 343명을 구금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분노한 민심은 전국으로 확산 중입니다. AFP는 이스탄불에서 시작한 시위가 전국 81개주 가운데 최소 55개주로 확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속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외즈귀르 외젤 대표는 전날 이스탄불 시위에만 3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는 앞으로 더 불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3일 이스탄불 법원이 이마모을루 시장을 계속 구금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내무부는 이에 근거해 이마모을루 시장의 직무를 정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직무정지됨에 따라 이스탄불 시의회는 며칠 내로 시장 대행자를 선출해야 합니다.
이에 이마모을루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지금 진행되는 것은 사법절차가 아닌 즉결처분"이라며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CHP의 또 다른 대권주자 만수르 야바쉬 앙카라 시장도 "우리의 법체계가 부끄럽다"며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법원 결정을 비난했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2028년 예정된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71)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끝낼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앞서 이스탄불 대학은 학적에 명백한 오류가 있다며 그의 졸업·학위증을 취소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대통령 피선거권이 부여됩니다.
이 때문에 22년째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 측이 정적 제거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나옵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법부에 제출된 (범죄 혐의 관련) 문서 대부분은 CHP 소속 의원들이 낸 것으로, CHP 대다수 인사는 경쟁자가 제거된 것을 몰래 축하하고 있다"며 '야당의 쇼'라고 반박했습니다.
튀르키예의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지금, 수많은 시민들이 용기를 내어 거리로 나섰습니다. 권위주의적 통치에 맞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고, 정의와 자유, 그리고 나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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