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5 공급망 안정화 시행계획'
경제안보품목 특정국 의존도, 50% 이하로 낮춰
요소수 대란 차단, 제3국 계약 기업 30억 지원
공급망기금 5조→10조 확대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에너지·자원 등 경제안보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55조원이 넘는 재정·금융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등 산업·통상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공급망 안정화로 경제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요소수 대란 등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핵심광물 재자원화, 수입선 다변화, 해외 자원개발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2025 공급망 안정화 시행계획'과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 및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공급망안정화 기본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핵심 물자 특정국의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는 '공급망안정화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
제2 요소수 대란을 막기 위해 차량용 요소를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장기 계약한 기업에는 수입단가 차액의 절반을 보전해준다. 이 경우 예산 지원이 기존 30억원에서 40억~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27년까지 중동이 아닌 제3의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하면 운송비 일부를 석유수입부과금에서 환급해준다.
에너지·자원 등 경제안보품목에 대한 기업의 직접 투자도 유도한다.
국내 기업이 해외 생산시설에 직접 투자하면 공급망안정화기금에서 저리 대출을 지원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한 기업이 주요 경제안보품목 국내 생산을 위해 시설에 투자하면 초저리로 대출해준다.
앞으로 공급망이나 경제안보 차원의 전략적 가치가 있는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3년간 25조원 이상 지원한다. 정부가 지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R&D 지원 규모도 기존 5조원에서 올해부터 6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공급망 조기경보 전산시스템'도 오는 12월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경제안보품목의 국내외 수급 동향, 생산량 변화, 외국 정부와 기업의 정책 변경, 물류·지급·결제 장애 가능성 등을 사전 점검하게 된다.
정부는 공급망안정화기금 규모도 기존 5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늘린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은 희토류 등 주요 경제안보품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기금이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중요성이 높은 핵심 소재·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반도체·이차전지·양극재 기업 등에 올해 1조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이차전지·양극재 등 공급망 핵심 산업에서 '국내 완결형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최대 10조원 규모의 공급망 기금을 투입해 선도 사업자 중심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 민간기업 선도사업자는 연 2회 선정하되 필요하면 수시로 지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제안보품목에 대한 수입국을 다변화하거나, 국내 제조시설을 늘리거나 수입 대체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선도사업자로 지정할 수 있다. 선도사업자에게는 재정·세제·금융을 우선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수은)에는 공급망 관련 고위험 투자를 독려한다. 수은이 공급망안정화기금에 직접 출연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고의 또는 중대 과실이 없으면 수은의 공급망안정화기금 지원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주기로 했다.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제1차 공급망안정화 기본계획. 자료=기획재정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