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물류·철강 등 그룹사와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 미국 현지 법인의 투자금액도 포함하고 있기에 이정도 규모의 투자 계획 발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동차 관세도 이날 같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품목별 관세를 동시에 발표하는 것은 보류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국내 기업 중 첫 번째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부터 4년간 자동차 생산에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에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에 63억달러를 집행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메인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진행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투자 계획 발표 자리에서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관세 정책의 성과로 홍보했다.
또 이어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현대차의 대미 투자 발표로 인해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미 투자를 하게 되는 청사진인가"라는 질의에 "물론이다"라며 "우리는 다른 훌륭한 회사들도 들어오고, 여기(미국)에 머물면서 크게 확장할 회사도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잇따른 투자 계획이 발표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혼다가 하이브리드차 배터리를 도요타자동차 미국 공장에서 조달하기로 하는 등 대응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대규모 투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사, 에너지 등 밸류체인을 전부 쥐고 있기에 남다른 숫자 발표가 가능하다"며 "이 정도 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은 일본 정도인데, 일본도 도요타·혼다 등이 얼라이언스 형태를 이루거나, 경제산업성 등 정부를 끼고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준공식을 앞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20만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총 50만대로 확대하며, 앨라배마공장(36만대), 조지아공장(34만대) 등 기존 공장도 생산설비의 현대화, 효율화 등 보완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공급망 현지화를 통해 관세를 회피하며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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