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의선 승부수`… 美에 31조 투자

입력: 2025-03-25 16:59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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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완성차 美 공급망 완성
美 연 생산 120만대까지 확대
트럼프 "현대차 위대한 기업"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4년 간 210억달러(약 3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통큰' 선물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정 회장은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트럼프 2기 정부의 압박을 투자로 정면 돌파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투자발표행사에서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달러 규모의 추가 신규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역대 최대 규모인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달러의 투자"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이 4년간 투자하는 주요 분야는 자동차 생산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63억달러 등이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건립할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미국인 1300명을 신규 고용하게 될 것이라며, "더 자립적이고 안정적인 미국의 자동차 공급망을 위한 근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동차 생산 분야에서도 8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6일 준공식을 갖는 미국 내 '3호 공장'인 조지아주 서배너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기존 연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현대차 앨라배마공장(2004년 가동 개시·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2010년 가동 개시·34만대)까지 연간 총 12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가 매년 100만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한다"며 "현대차는 위대한 기업"이라고 했다. 또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화답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정의선(왼쪽 두 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세 번째)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첫 번째) 미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네 번째)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미국)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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