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용 세종본부장
![[송신용의 세종속살이]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올해는 어떨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602102269054001[1].jpg "[송신용의 세종속살이]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올해는 어떨까")
경영효율 제고 목표, 성과급 좌우 초비상
낮은 평가땐 기관장 교체·경영개선 요구
공정성 확보로 모두 수긍할 결과 나와야
#A공기업은 재무 건정성과 경영 효율성 제고뿐 아니라 지난해 ESG경영 활동을 강화했다.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 기후 변화 대응 및 탄소 배출 저감 같은 환경(E)은 물론 인권, 노동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발전 등의 사회(S) 분야 투자를 늘렸다. 또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 감사기구, 공시 등 지배구조(G) 개선에 힘을 쏟았다.
#2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았다가 D등급으로 미끌어진 B공단은 경영평가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이사장이 전면에 나서 평가 항목을 챙기며 '시험'을 준비해왔다. 전 공단 차원의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점수가 미흡했던 항목을 보완했고, 실사에 대비해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이 참에 체질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을 병행 중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즌이 한창이다. 말 그대로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경영 실적을 평가하는 제도다. 그 결과는 기관 운영, 예산, 성과급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험생 격인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으로선 준비에 다 걸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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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올해 평가 대상은 87곳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이다.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과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공공기관이 책임 경영을 실천하도록 유도하고, 국민 세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관리, 기관별 성과를 분석해 경영 개선 방향을 제시하자는 취지다. 공공기관이 얼마나 잘 운영되는지,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들여다본다는 얘기다. 평가 항목은 크게 리더십 및 전략, 주요 사업 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 재무관리와 운영 효율성, 고객 만족과 서비스 개선 등이다.
경영평가 점수는 S~E등급 (S, A, B, C, D, E)으로 나뉜다. S등급은 매우 우수, E등급은 미흡을 의미한다. 단순한 등급을 넘어 기관 운영과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평가 대상 공공기관의 긴장도가 크게 올라간다. 여기에 등급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달라지니 결과에 지극히 민감하다. 등급이 나쁘면 기본연봉 대비 0%의 성과급이 돌아간다.
여기에 낮은 평가를 받아 기관장이 교체되거나,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경우를 찾기도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안전사고 발생 등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기관들은 미흡 이하(D·E) 평가를 받았다.
D~E등급 기관은 경영 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기획재정부가 직접 관리에 들어가는 일까지 종종 있다. 일부 공공기관을 산하에 두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부처로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기재부는 올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본격 시행 중이다. 지난 2월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워크숍을 열고 경영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평가단장 3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평가위원들을 격려하며 경영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당부했다.
경영평가단은 교수,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직종과 전공의 다변화로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최종 평가 결과는 6월 20일까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모든 평가가 그렇듯 일부 한계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장기적인 경영 실적이나 공공 서비스 향상보다 단기성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은 개선돼야 한다고 피평가기관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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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성격이 다른데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되는 일이 있어 기관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기관에 따라서는 국제 경제나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유탄'을 맞을 수 있는 데 기관이 통제하기 힘든 요소가 평가에 반영되기도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공공기관의 특성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쪽으로 개선되고 있다. 기관별 특성을 살리는 주요사업 성과를 변별력 있게 평가하는 쪽으로 선회했다지만 현장에서는 더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평가는 기관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다. 전임자의 실적 부진을 취임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신임기관장이 뒤집어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좀 더 높은 등급이 절실한 기관장이 주무 부처인 기재부 공직자나 '보이지 않는 손'인 평가위원들에 어떤 식으로든 매달리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기재부는 강하게 견제를 하고 있다. 평가 기간 중 공공기관 관계자와의 접촉은 모두 거절이다. 또 경영평가단 구성원을 향한 단도리 수위를 크게 높였다. 2월 워크숍에서는 "강화된 윤리 규정에 따라 모든 평가대상 기관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수령할 수 없다"며 역할과 책임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2023년 8월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부실하게 운영돼 왔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일부가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자문료나 특강료 같은 돈을 받으면서도 평가위원으로 위촉돼 점수를 매겼다는 것이다.
또 기재부는 이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으면서도 대다수를 평가위원으로 다시 위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평가 위원들은 몇몇 항목에 대한 점수를 잘못 매긴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여러 기관들 간 '종합 순위' 유지를 위해 다른 항목 점수를 깎는 등 '엉터리 평가'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기재부는 내부 기준을 마련해 공공기관의 임직원으로 근무했거나 용역 또는 강의 경력이 있는 자가 평가위원으로 위촉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다만, 철저한 사전 검증이 관건이다. 평가기준 연도인 지난해는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변수가 많아졌다. 말 많고, 탈 많은 경영평가가 올해 순항할지 지켜보게 된다.
송신용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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