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기고] 기업연구소 지원, 지금이 골든타임](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602102369650001[1].jpg "[기고] 기업연구소 지원, 지금이 골든타임")
그러나 오늘날 기업연구소의 R&D 활동은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경제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경영 환경이 불투명할수록 R&D 비용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특히 중소기업은 기술개발 역량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2023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4%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산업계 전체 R&D 비용은 5.4% 증가했으나, 중소기업의 R&D 비용은 15%나 감소했다. 우리 산업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대내외 정세가 요동치는 지금, 기업연구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출범에 따른 산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에 따른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면서,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환경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보호무역 장벽을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필수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외교· 안보의 모든 초점이 '기술'로 모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가 기술경쟁력의 핵심 주체인 기업연구소를 지원할 골든타임이다.
다행히 올해 초부터 기업 R&D 활성화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탄이 쏘아졌다. 지난 1월 '기업부설연구소 등의 연구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 법안은 기업연구소 설립과 지원 정책의 법적 근거를 더욱 명확히 하고, 기업연구소의 질적 성장과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우수 기업연구소의 역량 강화를 위한 'K-HERO 육성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대학 및 출연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성장 잠재력이 높은 연구소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보유 역량이 뛰어난 연구소에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를 지원해 세계적인 연구소로의 도약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국가 기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길 기대한다.
1979년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제도 도입을 위해 발족된 민간연구소설립추진 협의회(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창립 인사말에는 '국제 산업 사회에서 점차로 확대되는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민이 협력하여 기술의 개발과 축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기술 개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R&D가 위축되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연구소 인정제도를 탄생시킨 본연의 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술혁신 기업이 장기적인 저성장의 오르막길을 넘어설 수 있도록, 정부의 흔들림 없는 정책을 통해 기업연구소 지원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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