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산업이 수 년째 이어지는 적자에도 올해 또 다시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비롯한 제품 라인업을 늘린다. 수익을 넘어 막내딸을 생각했다는 김홍국(사진) 하림 회장의 뚝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푸디버디를 비롯한 더 미식 등 주력 브랜드가 시장에서 자리잡을 지, 수익성 실현이 가능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최근 '푸디버디 부드러운 유기 키즈김'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푸디버디 브랜드에서 김을 활용한 제품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디버디는 기존 라면, 국물류, 간편식, 밥, 소스류 등의 라인업을 보유중이었다.
푸디버디는 하림산업이 지난 2023년 11월 어린이 식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론칭한 브랜드다. 출시 당시 김홍국 회장이 아토피를 앓았던 막내딸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림산업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The)미식' 즉석밥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하는 등 두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를 올해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두 브랜드가 시장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푸디버디는 출시 당시에도 우려가 제기됐던 브랜드다. 출산율이 하락하며 롯데웰푸드나 LG생활건강 등이 영유아·어린이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와중에, 하림은 거꾸로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두 브랜드가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오면서 하림산업의 실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림지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하림산업은 지난해 12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년(1099억원)대비 손실이 177억원 확대됐다.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다만 하림 측은 두 브랜드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었고, 매출이 늘고 있어 적자폭이 완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림 측은 "하림산업의 식품부문은 더 미식, 푸디버디, 멜팅피스 등의 신규 브랜드 런칭 및 HMR 등 제품 품목 다각화 등을 통해 전기대비 40억원 증가한 766억원을 달성하였으나, 신규 공장 건설에 따른 초기 투입 비용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향후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및 매출 채널 다변화 등을 통하여 매출을 증대시키고, 생산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하림이 어린이식 브랜드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지난해와 같은 사업기조를 올해도 이어간다. 사진은 지난 2023년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당시 김홍국(가운데) 하림 회장이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하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