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분형 주택금융(모기지)' 제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출 대신 지분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지난 2009년 보금자리주택 사업이나 2013년 공유형 모기지와 비슷한 개념이다.
김 위원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택 구입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해당 주택의 지분을 일부 매입하는 방식으로 가계의 과도한 대출을 방지하고 주거비용 부담도 덜어줄 방침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이 점진적으로 강화되면 결국 현금을 많이 보유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집을 구매하는데 제약이 생길 것"이라며 "대출을 일으키는 것은 거시건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택금융공사를 활용한 파이낸싱(자금조달)을 지분형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자금조달에 따른 부채 부담을 줄이면서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을지 연구 중이며,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가계대출 관련 금융당국의 대응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지난해부터 은행 심사를 통해 제어해달라 요구했고 은행들이 각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한 것"이라며 "금리가 내려가는 시기에 가계부채 증가를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선 이 정책조합으로 운영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3.8%인 국내총생산(GDP) 경상성장률 내에서 관리하되, DSR 규제에 따라 갚을 능력이 있는 만큼 빌리게 하겠다는 원칙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부분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출수요가 늘어나고 줄어들 때 자율적으로 (대출을 내주는) 순서를 갈라내는 데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조금 늘렸다 줄였다 하는 부분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실제 돈을 빌리려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계획대로 월별·분기별로 가계대출이 관리되고 있다면 2분기에 가계대출이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월보다 이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다만 집을 계약하고 1~2개월 후에 대출 승인이 이뤄지기에 긴장감을 놓지 않고 가계대출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보다 줄었다.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0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38조2833억원으로 2월말 736조7519억원보다 1조5314억원 늘었다. 이는 2월 증가폭인 3조93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주형연기자 j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