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튀르키예 시위대 대거 구금, 금융시장까지 `흔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2702102269061001[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튀르키예 시위대 대거 구금, 금융시장까지 `흔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튀르키예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유력 대권주자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구금된 뒤 이스탄불,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국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대거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전날 밤에도 이스탄불시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43명을 붙잡아 조사 중입니다. 이에 지난 7일 동일 항의 집회·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전체 인원은 1418명으로 늘었습니다.
구금된 이들 중에는 프랑스의 AFP 통신 등 내외신 언론인도 일부 포함됐습니다. 파브리스 프리스 AFP 회장은 자사 소속 사진기자가 체포된 것과 관련해 튀르키예 대통령실에 서한을 보내 최대한 신속히 그를 석방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당국은 여론 반전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시위대가 화염병, 칼, 산성 액체 등을 동원해 경찰관들을 다치게 했다면서 야권 지지세력의 움직임을 불법·폭력으로 규정했습니다.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은 "이들은 우리 대통령,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가족에 추악한 모욕을 가했다"며 "이는 국가적, 도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파흐레틴 알툰 대통령실 공보국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 "튀르크 민족의 의지로 선출돼 밤낮없이 일하는 우리 대통령에 대한 모욕을 조장하는 비겁한 개인과 집단에 경고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튀르키예 정국이 불안해지자 해외 투자자들이 튀르키예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습니다. 외국 자본이 무더기로 튀르키예를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튀르키예 통화인 리라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이스탄불 증시는 16.6% 내리며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습니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 19일 한때 10%까지 하락했습니다.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자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리라화 방어를 위해 역대 최대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해 지난 19일에만 115억달러(약 16조8000억원)를 투입했습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모든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고 자사주 매입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25일에는 메흐메트 심셰크 튀르키예 재무장관과 파티흐 카라한 튀르키예 중앙은행 총재가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기관 및 해외 투자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자국 정부가 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의 후 튀르키예 재무부는 "심셰크 장관이 경제에 지속적인 피해가 없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카라한 총재는 "시장 혼란을 일시적인 문제로 본다"면서 불안한 시장심리 잡기에 애를 썼습니다.
한 투자자는 이날 회의에서 튀르키예 당국이 리라화 유출 대부분이 레버리지(차입투자 수위)가 높은 헤지 펀드를 팔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를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회의 참석자는 "변덕스러운 자금이 떠나고 나머지는 버틸 준비가 돼 있다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어렵겠지만 이와 같은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 이후 이스탄불 증시는 약 4.5% 상승하고 리라화 가치도 소폭 오르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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