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은 올 초 넷플릭스를 통해 브랜드 광고를 제공했다. 미국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가입자들이 마뗑킴 광고를 접하자 미국 내 구글트렌드 키워드 검색량은 광고 전후를 비교해 2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판매 매출액은 207% 늘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광고형 요금제를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장벽이 낮아진 대표 사례로 꼽힌다.
OTT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광고형 요금제가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광고요금제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넷플릭스는 미국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올 2분기에는 '애드(AD)테크' 고도화로 광고주·대행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광고시장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춘 넷플릭스 한국광고사업부문 디렉터는 26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개최한 '미디어 이슈와 콘텍스트' 세미나에서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현재 전 세계 190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12개국에서만 운영 중"이라며 "한국은 높은 광고 퀄리티와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시장으로, 넷플릭스 철학인 '광고도 콘텐츠'라는 방향성과 맞는 만큼 애드테크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국내에 광고형 요금제를 처음 도입했다. 현재 광고형 요금제가 도입된 국가 중 신규 가입자의 55% 이상이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캐나다에서 자체 광고 기술 플랫폼을 도입했고, 내달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확대 적용도 계획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넷플릭스에 이어 티빙이 월 5500원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고 쿠팡플레이, 웨이브, 왓챠 등도 검토하고 있다.
OTT 사업은 최근 이용자 세분화, 다중 구독 증가, 경제 불확실성의 요소로 기존 단일 요금제로 수요를 포괄하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광고를 수용하는 대신 낮은 가격의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층이 늘면서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7년에는 넷플릭스 전세계 이용자의 58%가 광고형 요금제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위원은 "토막광고나 중간광고 형태에서 탈TV 광고 형태로의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며 "OTT에서 재원으로서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로 광고에 대한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넷플릭스의 광고 전략은 단순 요금제 변화뿐 아니라 콘텐츠와 결합한 광고 형태를 겨냥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2'와 연계한 기아자동차의 단독 스폰서십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호응을 얻은 오징어게임 시즌2 당시 기아와 단독 스폰서십을 통해 기아의 신형 크로스오버 SUV '더 뉴 스포티지' 출시와 연계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맞춤형 광고뿐 아니라 서울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체험형 팝업행사도 열었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는 광고 시간을 15·30초에서 10·20·60초를 추가해 다양화하고 재생 중인 영상을 5초 이상 일시정지하면서 광고를 노출하는 일시정지 광고를 선보였다. 에피소드 3개를 연속 시청하면 4번째 에피소드부터 광고 없이 시청하는 몰아보기 광고, 광고 내 QR 코드 삽입 등도 시도하고 있다.
다만, 타 OTT들도 광고 모델이나 요금제를 다양화하면서 OTT 시장 전반에 광고 포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콘텐츠 몰입감을 해치지 않는 이용 흐름 단절 방지와 윤리성·적합성 확보를 위한 광고 품질관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디렉터는 "광고도 시청자 경험을 해치지 않는 하나의 콘텐츠 연장선상으로 봐야 한다"며 "애드테크 플랫폼을 통해 가입자별 이용 행태를 활용해 시청자와 연관성 높고 차별화하는 광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미디어 이슈와 콘텍스트'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의하고 있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제공
이춘 넷플릭스 광고사업부문 디렉터가 '미디어 이슈와 콘텍스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