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터넷이용 실태조사
2023년 17.6%→작년 33.3%
교통분야 만족도 가장높아
2023년 17.6%→작년 33.3%
교통분야 만족도 가장높아
지난해 국내 인터넷 이용자 3명 중 1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사용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곳곳에서 AI 일상화가 가속화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들이 AI 리터러시 역량 함양에도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발표한 '2024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성형AI 서비스를 경험해봤다고 응답한 비율이 2023년 17.6%에서 2024년 33.3%로 한 해만에 두 배가량 증가했다. 생성형AI를 포함해 AI서비스를 경험해봤다는 비율은 2021년 32.4%, 2022년 42.4%, 2023년 50.8%로 꾸준히 상승해 2024년에는 2021년의 두 배 수준인 60.3%에 이르렀다.
생성형AI 서비스의 이용 분야는 단순 정보검색(81.9%), 문서작업 보조(44.4%), 외국어 번역(40.0%), 창작 및 취미활동 보조(15.2%), 코딩 및 프로그램 개발(6.3%) 순으로 나타났다. 모든 용도에 걸쳐 활용이 증가했고, 이 중 외국어 번역에 활용한다는 응답의 증가폭이 11.4%p로 가장 많이 늘었다.
생성형AI 서비스 경험률을 연령별로 보면 20대 58.9%, 30대 50.1%, 12~19세 41.3%, 40대 37.8%, 50대 22.8% 순이다. 전년대비 증가폭은 20대가 25.2%p로 가장 컸고 30대(21.9%p), 12~19세(18.5%p) 순으로, 모든 연령대에 걸쳐 늘었으나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이 두드러진다. 반면 60대는 10.2%p, 70대 이상은 5.8%p 늘었음에도 각각 경험률이 15.0%, 7.2%에 그쳤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전문·관리직 53.0%, 사무직 50.7%, 학생 50.1%, 서비스·판매직 26.8%, 생산 관련직 21.3%, 농림·어업직 14.4% 순으로 조사됐다. 전년대비 학생은 22.1%p, 사무직은 21.3%p, 전문·관리직은 16.2%p 증가했고 전반적으로 경험률이 높아졌다.
이처럼 AI 일상화가 연령, 직업군,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가속화되면서 생성형AI를 비롯한 AI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활동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AI서비스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모든 분야에 걸쳐 전년보다 증가했고, 또 모든 분야에서 AI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AI의 도움 정도에 대한 만족도는 자율주행 등 교통 분야(98.3%)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필요도 및 향후 이용 의향은 가사 지원 로봇, 사물인터넷(IoT) 가전 등 주거 편의 분야(필요도 78.2%, 이용 의향 58.7%)에서 가장 높다고 답했다. 금융 분야의 경우 AI서비스의 도움 정도에 대해선 전년대비 증가폭(11.1%p)이 가장 높았는데, 그 필요도에 있어선 여러 분야 중 가장 낮은 비율(57.9%)을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AI서비스를 경험해본 사람일수록 그 필요성에 대해 긍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향후 AI서비스 이용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87.9%인데, 이 중 AI서비스 경험자들은 98.8%가 앞으로도 이용할 의향을 밝혔다.
다만 AI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는 전년보다 확산된 양상이다. '정부·기업의 AI기반 서비스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긍정한 비율은 60.7%로 전년(54.6%)보다 올랐만, 그 외에 'AI서비스가 심리적 도움이나 즐거움을 준다'(55.8%→46.2%), 'AI서비스의 개인정보 수집·처리 방법을 신뢰할 수 있다'(52.5%→43.3%), 'AI서비스는 모두에게 공정하고 차별 없는 서비스다'(52.6%→44.7%) 등 대부분 항목에서 전년보다 부정적으로 응답하는 비율이 늘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최경진 한국AI소비자포럼 공동의장(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 가천대 법학 교수)은 "AI 리터러시 교육 확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AI를 써본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지속적으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과 활용이 미진한 분야를 위한 교육과 정책이 요구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AI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준도 점차 높아지는 만큼, 다가오는 에이전틱AI 시대를 맞아 AI 경험도와 활용도를 높이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정부에서 AI기본법의 하위법령을 준비하고 있는데, AI 리터러시에 대한 고려는 물론이고 규제에 있어서도 최근 AI 진흥에 무게를 싣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속도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선 전국 2만5509가구 및 만 3세 이상 가구원 6만229명 대상으로 △인터넷 이용 환경(컴퓨터·모바일) 및 이용률 △이용 행태(시간·목적) △주요 서비스 활용(AI·동영상·인터넷뱅킹 등)을 파악했다. 그 결과, 여러 상품·서비스를 '구매'가 아닌 '구독'으로 이용하는 비율도 2023년 13.1%에서 2024년 49.4%로 약 3.8배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독서비스 이용률 증가는 10~30대가 주도하고 있는데 2023년 대비 10대 43.6%p↑, 20대 40%p↑, 30대 37%p↑ 순으로 상승했다.
또,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해외 직구 사이트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인터넷 쇼핑 이용자의 해외직구 이용률도 2023년 20%에서 2024년 34.3%로 약 1.7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47.2%)가 가장 높았고, 20대(43.5%), 40대(36.8%)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2·30대는 전년 대비 20%p 가까이(20대 17.9%p↑, 30대 18.8%p↑) 이용률이 증가해 해외직구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에 대해 엄열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AI 기술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닌 우리 생활의 필수적인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AI 서비스가 국민의 일상에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이용 역량 강화, 윤리적 활용 방안 마련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적극 발굴·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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