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용차용 '나트륨 배터리' 양산
韓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 머물러
전문가 "LFP 대응 실기 반복 우려"
중국 하이나 배터리(HiNa Battery)가 25분 안에 100% 완충 가능한 상용차용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새롭게 출시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실제 제품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겼던 실기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고 경고했다. 중국은 80곳이 넘는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 중인데 국내는 삼원계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CnEVPost에 따르면 하이나는 지난 28일 중국 안후이성 푸양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상용차 전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 솔루션을 공개했다. 단거리 운송 부문인 K150와 K210과 장거리 물류 운송인 K280와 K350 네 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이번 신제품은 165Wh/㎏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기존 상용화된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100~130Wh/㎏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제품은 성능 격차를 LFP만큼 좁힌 것이다.
또 20~25분 이내 100% 충전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섭씨 영하 40도에서 영하 45도까지의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방전이 가능해 극한 기후에서도 신뢰성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이나 배터리는 이미 지난해 1월 이전 버전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JAC의 소형 전기차 'Yiwei 3'에 공급한 경험이 있는 업체다. 소형 전기차에서 이번엔 상용 물류차 시장으로 제품군을 확장한 것이다.
중국은 이미 전기 이륜차 제조사 야디, 자동차업체 장화이(JAC) 등을 통해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탑재한 이륜차와 전기차의 상용화 경험이 있다. 여기에 CATL은 올해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출시할 예정인 데다 중국에 무려 82개 기업이 나트륨 배터리 개발을 진행해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반면 한국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대한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중국처럼 최종 제품에 탑재된 상용화 사례는 아직 전무하다. 에코프로비엠이 소재사로 정부 과제와 함께 지난해 오창 전용 파일럿 생산 라인을 구축해 진행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배터리사들은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으며 나트륨 배터리는 대부분 보완재나 가능성 수준에서 간접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시장성이 불확실한 기술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한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나트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일단 낮아서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전기차에 불리하다"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진 것도 아니어서 단가가 낮지도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소재 개발 정도에만 머물러 있고 실제 셀로 구현하려는 의지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는 "과거 국내 기업들이 삼원계에만 집중하다 LFP 시장 대응이 늦었던 것처럼 나트륨 이온 배터리도 똑같은 길을 갈 수 있다"며 "리튬 가격이나 수급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지금은 최소한의 기술적 대비라도 해 둘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
중국 하이나 배터리(HiNa Battery)가 지난 28일(현지시각) 중국 안후이성 푸양에서 상용차 전용 나트륨 이온 배터리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있다. HiNa Battery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