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신속 복귀 vs 파면" 장외 여론전
모두가 유리한 결과 원하며 헌재 압박
조속한 탄핵 결론이 대한민국 사는 길
모두가 유리한 결과 원하며 헌재 압박
조속한 탄핵 결론이 대한민국 사는 길
![[권순욱 칼럼] `尹선고`, 더는 미룰 수 없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3/2025033102100158056001[1].jpg "[권순욱 칼럼] `尹선고`, 더는 미룰 수 없다")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30일 "변론종결로부터 최종결론 선고가 많이 늦어지는데는 필히 그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사정을 알지 못하는 국민들로서는 불안감과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라며 "국민 모두를 위한 현명한 결정을 신속하게 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 뿐만 아니라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도 다르지 않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 심판, 이번 주 안에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며 "국론분열을 종식하고, 산불 등 재해재난 대응, 경제·통상·외교안보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헌재는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정치인들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헌법재판소 인근은 탄핵 찬성·반대파로 나뉘어 시위로 매일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K-시위'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없을 지경이다.
실제로 헌재의 판단은 지나치게 미뤄지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지 33일 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11일과의 비교도 이제는 무의미하다. 시중에는 온갖 확인되지 않는, 확인할 수 없는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나도는 설은 이렇다.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심판 선고에서 나타난 평의 결과를 토대로 인용 5, 기각 3으로 나뉘어져 4월18일 퇴임하는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이 선고 기일을 못잡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확인 불가능한 추측이다.
선고일 전망도 계속 수정되고 있다. 최초 2월말로 시작해서 3월초, 3월중순, 3월말, 그리고 이제는 4월4일과 11일, 급기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까지 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의 수도 등장하며 그 한참 이후인 6월설까지 등장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국가 분열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놓아도 어느 한쪽이 승복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그나마도 여기서 끊지 않으면 회복 불능 수준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2025년 3월 대한민국 풍경은 1948년 제헌국회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의 내전 상태에 버금간다.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방의 무릎을 반드시 꿇리고야 말겠다는 결사항전의 의지가 도처에 넘쳐난다. 북조선 공산당과 맞서 싸우는 사람도 있다. 군사독재정권과 싸우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일제에 맞서 싸우는 사람도 있다. 과거와 과거가 싸운다. 대한민국 미래는 사라졌다.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는 모든 사람이 제우스신으로부터 같은 몫의 정의감과 양심을 받았다고 믿었다. 아테네 시민들에게 있어 정치는 정의감과 양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누구도 정치적으로 도덕적으로 우월하지 않다는 믿음,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승복해야 할 이유다. 이 혼란과 분열이 더 깊어지기 전에 헌재 재판관들은 각자의 소신대로 조속히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결론을 내놔야 한다. 대한민국이 그나마 사는 길이다.
권순욱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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