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미끼로 부당 승환 유도
해지땐 보장 축소 등 피해 우려
금융당국, 점검 후 추가대응 검토
해지땐 보장 축소 등 피해 우려
금융당국, 점검 후 추가대응 검토
청산 가능성이 커진 MG손해보험의 계약자를 겨냥한 이른바 '공포 마케팅' 우려가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MG손해보험이 청·파산 위기에 몰렸다는 점을 앞세워 부당 승환을 유도하는 불법 영업이 벌어졌다.
3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손해보험협회와 법인보험대리점(GA)협회에 MG손해보험 계약자에게 청·파산 등 불안을 조장하며 계약 승환을 권유하는 온라인 광고물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도 확정되지 않은 청·파산 가능성을 부풀려 부당 승환을 유도하는 건이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보험 설계사가 본인의 영업 실적 확보를 위해 고객이 계약을 유지했을 때와 갈아탔을 때의 중요 변경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계약 해지를 부추기는 건 부당 승환 등 모집질서 위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청·파산 등 불안감에 해지했다간 같은 조건으로 재가입이 어려워 보장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 중대 위반으로 의심되는 건의 경우 추가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은 매각에 난항을 겪었다. 금융당국 주도로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정리 수순을 앞두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메리츠화재가 지난 13일 해당 지위를 포기하면서 계약 이전이나 청·파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리츠화재는 보험 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했지만, MG손해보험 노조 측과 고용승계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MG손해보험 처리 방안의) 선택지가 굉장히 좁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속히 처리 방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은 대형 손해보험사의 임원을 모아 MG손해보험의 계약 이전 등이 가능한지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매각이 거듭 무산된 리젠트화재도 2002년 5개 회사로 계약이전이 결정된 바 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건전한 시장 질서와 보험 계약자 보호, 금융 시장 안정과 관련된 의견을 실무 차원에서 보험업권 등으로부터 청취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24만명(지난해 9월 말 기준)의 MG손해보험 계약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청산 시 보험 계약 해지에 따라 최대 5000만원의 예금보험금만 받을 수 있는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MG손해보험 전속 설계사들은 노조의 매각 저지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안해한다며 재매각 추진을 금융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현재 국민동의청원에는 'MG손해보험 사태 고객 피해에 관한 청원'이 올라와 1만1000명 넘게 동의한 상태다. MG손해보험 노조로 인해 타보험사에서 인수 포기를 함으로써 발생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강력한 대책을 요청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