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 체결 3억주 달해
대차잔고도 66억원 수준
증권가 "과도한 우려 경계"
대차잔고도 66억원 수준
증권가 "과도한 우려 경계"
공매도 재개 전 대차거래 체결 주식 수가 급증했다. 특히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 등 반도체, 2차전지 관련 종목에 대차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에선 대차잔고 증가가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대차거래 체결 주식 수가 급증했다. 지난 28일 기준 2억9104만주였는데, 공매도 거래 재개를 하루 남겨두고 약 3억주가 공매도를 위해 준비된 것이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나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아직 갚지 않은 누적 수량을 의미한다. 공매도를 위해서는 반드시 주식을 차입하는 과정이 선행되기 때문에 대차잔고는 공매도 대기 물량의 간접 지표로 해석된다. 공매도가 직접 이뤄지지 않더라도 대차가 활발해지는 시점에는 이후 공매도 거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대차거래 체결 주식 수가 1억주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며, 3억주에 달한 것은 최근 들어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차거래 잔고도 크게 늘었다. 이날 기준 대차잔고는 20억4360만주, 금액은 66조6401억원에 달했다. 주식 수로는 2023년 11월 이후 처음이며, 금액은 당해 12월 수준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대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례적인 거래량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대차거래가 집중된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대차잔고는 6조8131억원(1억1317만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LG에너지솔루션(3조8969억원), SK하이닉스(1조5853억원), 'KODEX 200 ETF'(1조3047억원), 유한양행(1조761억원), 현대차(1조359억원), 기아(9858억원) 순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이 1조534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에코프로(9547억원), 알테오젠(8928억원), HLB(6455억원), 삼천당제약(2212억원) 등이었다.
대차잔고 급증으로 해당 종목들이 공매도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증권가에선 지나친 기우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최근 1개월 동안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한 포스코퓨처엠, 한미반도체를 사례로 들어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성과에 대해 점검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2020년 6월부터 A, B, C, D 구간에 걸쳐 대차잔고가 크게 늘었지만, 이 중 두 구간은 공매도 투자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반도체는 A, B, C 세 번에 걸쳐 대차잔고가 급증했고, 한 번만 공매도 투자에 성공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증가한다고 반드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기에 공매도 재개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투자자들이 크게 우려하면서 일부 기업들의 주가가 공매도 시작도 전에 상당폭 하락했다"며 "공매도 금지 전에도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상관 관계가 낮았음을 감안하면, 공매도 재개가 증시·개별 종목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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