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반달섬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텔들이 내놓은 광고들이다. 파격적인 조건에도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하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은 날로 쌓이고 있다.
반달섬은 한국수자원공사가 2013년 4월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시화호에 6만8000㎡ 규모로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 인공섬이다. 당시 수공과 안산시는 인근 육지를 포함해 총 17만9000여㎡ 상업용 부지에 걸쳐 리조트와 호텔, 컨벤션센터, 마리나 시설, 오피스,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조2000억원 규모의 복합 개발사업 '반달섬 프로젝트'를 위해 안산시는 민선 5기 당시 일본 투자법인 쿠메&코드와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돼 3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던 반달섬은 이제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의 무덤이 되고 말았다. 외자 유치 실패 이후 수차례 매각이 불발되며 장기간 미분양 상태로 남았던 반달섬은 이후 민선 6기에도 해양 레포츠단지 조성 계획이 나왔지만, 이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2017년 3월 경쟁입찰을 통해 반달섬은 패션유통 기업 모다아울렛에게 2709억원에 매각됐다. 부지는 모다아울렛을 흡수합병한 모다이노칩의 특수관계사 디엠개발이 대주주인 MTV반달섬개발PFV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디엠개발이 자체 사업부지를 제외한 필지가 분할·매각하면서 이 지역의 개발사업이 본격화됐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을 전후해 부동산 시행사들이 부지들을 매입해 규제가 적은 생활숙박시설을 지었다.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것이란 기대에 지자체와 관계기관은 무분별한 인허가 승인으로 박자를 맞췄다. 상업지역인 반달섬의 최대 용적률은 800%에 달해 어느새 빼곡하게 초고층 생숙들이 지어졌다. 반달섬은 이렇게 총 7033실 규모의 전국 최대 생숙 밀집지가 된 것이다.
생숙 투기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는 2021년 생숙의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하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매년 공시가격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미분양이 늘고 계약 포기도 속출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반달섬의 생숙·오피스텔 단지들은 준공을 거의 다 마쳤다.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마이너스 피를 감수하면서도 새 주인을 찾으려고 한다. 인근 반달섬루미니바이롯데캐슬 전용면적 84㎡ 6억4000만원대에 분양됐지만, 현재 5억280만원~5억5200만원 수준에 시장에 나왔다. 세입자를 찾지 못한 소형 생숙 반달섬더하이브 전용 17㎡는 보증금 30만원에 월 35만원 임대료로 단기임대 매물도 나왔다.
이와중에 조만간 반달섬에 3700실이 넘는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어 우려를 더한다.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인테라스 1차(2554실)이 이달,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인테라스 2차(1191실)이 내년 준공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강하는 중에 난개발된 반달섬의 생숙과 오피스텔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매도인에게 현금을 받고 매수하는 일까지 있을 정도로 매매가 힘들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