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객사에 초도물량 공급키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확대 방침
양산일정 1년 단축… 탭리스 적용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확대 방침
양산일정 1년 단축… 탭리스 적용
삼성SDI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파이(지름 46㎜)' 배터리의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첫 적용처는 마이크로모빌리티 분야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46파이를 양산하는 것은 삼성SDI가 처음이다. 현재 전기차 고객사와도 46파이 공급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글로벌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베트남 법인에서 4695(지름 46㎜·높이 95㎜) 배터리 모듈의 출하식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차세대 46파이 배터리의 양산 공급은 국내 배터리 업체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4695 배터리 셀은 국내 천안사업장의 마더라인에서 생산돼 베트남 법인에서 모듈 형태로 조립되는 수순이다. 이후 삼성SDI는 미국 고객사에 마이크로모빌리티용으로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
◇베트남 특화공장 활용·글로벌 공략 신호탄= 삼성SDI가 국내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을 베트남 법인에서 모듈 형태로 조립하는 것은 생산 효율성과 제조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베트남 법인은 형 배터리 모듈과 팩 조립 공정에 특화된 공장으로 기존에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소형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해왔다.
삼성SDI는 이번 첫 46파이 공급을 발판으로 적용 분야를 전기차는 물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요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들과도 46파이 배터리 공급 관련 협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원통형 46파이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46파이 배터리 시장은 올해 155GWh에서 2030년 650GWh까지 확대해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46 시리즈에 진입해 적극적인 고객사 확보와 양산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EVE에너지가 4695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미 BMW 등 완성차업체에 납품 중이다.
◇마이크로모빌리티부터 공략·삼성SDI "기술 우위 자신"= 삼성SDI가 첫 공략 대상으로 삼은 마이크로모빌리티는 배터리 수량이 적으면서도 기술 검증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어 신기술 적용의 진입에 유리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또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0 대비 에너지 용량이 약 6배 이상 뛰어나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충분한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 삼성SDI는 차별화된 제품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 품질 역량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보다 양산 일정을 1년 이상 앞당겼다. 이번에 생산한 46파이 배터리에는 고용량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독자 특허 소재인 실리콘 카본 나노복합소재 음극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렸으며 안전성도 확보했다.
여기에 삼성SDI는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만들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 기술'을 적용했다. 내부 저항을 약 90% 가량 낮추고 출력을 높였다. 전기차에서도 순간적인 힘이 좋아져서 더 빠르고 강력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46파이 배터리 양산과 초도 공급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층 다변화됐다"며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과 품질로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