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매도 재개 첫날 무너진 증시… 또 개미만 피해 보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0102102369061002[1].jpg "[사설] 공매도 재개 첫날 무너진 증시… 또 개미만 피해 보나")
공매도 재개 첫날, 국내 증시가 무너졌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3.0%(76.86포인트) 하락한 2481.12로 마감했다. 지난달 4일 이후 두 달 만에 2480대로 밀려난 것이다. 코스닥 지수는 3.01%(20.91포인트) 떨어진 672.85에 거래를 마쳤다. 1년 5개월간 금지한 공매도 재개 첫날인데다, 미국 상호관세 공포까지 겹쳐 시장이 휘청거렸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3.99% 내린 5만7800원을 기록, '5만 전자'로 물러섰다. 외국인이 시장 하락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현·선물 순매도 규모는 약 2조5700억원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에 마감해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공매도는 일정 부분 필요한 제도다. 시장 과열을 억제하고 가격 왜곡을 방지하는 역할이 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는 재개하는 것이 옳다. 이에 정부는 '시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공매도를 재개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결과는 참담했다.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고, 국내 정치·경제 여건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는 시장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몰아치자 시장은 크게 흔들렸고, 개인 투자자들은 손쓸 틈도 없이 무너졌다. "또 개미만 당했다"는 자조 섞인 분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결국 민감한 시기에 불필요한 충격을 가한 셈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가됐다.
대형 기관이나 외국인은 시장에서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정보와 수단을 갖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때문에 개인 투자자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공매도 재개를 택했다면, 그에 걸맞은 사전 준비와 투자자 보호 대책도 함께 마련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개미'만 희생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라도 정책 방향을 재점검하면서 실효적인 투자자 보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시장을 살리고 투자자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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