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전용면적 131㎡) 경매에 27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31억7640만원으로 감정가(25억4000만원)보다 6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동일 면적 아파트의 올 1월 실거래 최고가는 28억7500만원(9층)이었다. 경매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매매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 셈이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배경은 토허구역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경매의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토허제는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일정 면적 이상의 부동산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취득 후 2년간 실거주 의무까지 부과된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 투자'가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경매 낙찰은 토허제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응찰자나 낙찰가만 보더라도 토허제 재지정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면서 "과거 토허제 해제 이후 가격이 급등했던 경험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이번에도 경매를 통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은 2020년에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토허제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 매수 심리는 일시적으로 위축됐지만, 토허구역 해제 이후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 수익을 거둔 사례들이 대거 나왔다.
토허구역 해제 여파로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가 동반 급상승했다.
지난달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172건을 분석한 결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5%로, 전월(91.8%) 대비 5.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2년 6월(110.0%) 이래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 수도 10.6명으로 2021년 2월(11.7대 1)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서울에만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은 79.9%로 오히려 전월(80.5%)보다 소폭 감소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8.6명으로 전월(9.7명)보다 줄었다.
경기지역 낙찰가율도 86.5%로 전월(86.1%)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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