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505만명 기록...일본·중국 전체 60% 차지
보건복지부는 2024년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117만명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본격적으로 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영리 병원 설립 허용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환자는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12만명)에는 10만명대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3년 간 회복 단계를 거쳐 2023년에는 61만명, 지난해(117만명)는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누적된 외국인 환자 수는 총 505만명이다.
지난해 202개국의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가운데, 일본의 환자가 전체의 32.7%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22.3%), 미국(8.7%), 대만(7.1%)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감률로 보면 대만(550%), 일본(135%), 중국(132%) 순으로 가장 높게 증가했다. 이는 피부과를 방문한 환자의 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권역별로는 동아시아 방문 비중이 69.3%, 미주 10.0%, 동남아시아 9.6% 순이었다.
진료과별로 보면 피부과 진료가 70만5000명으로 전체 진료 과목 중 56.6%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성형외과(11.4%), 내과통합(10.0%), 검진센터(4.5%) 순으로 나타났다. 피부과(194.9%), 한방통합(84.6%), 내과통합(36.4%)은 전년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급 방문이 82%를 차지했다. 종합병원은 6.0%, 상급종합병원은 5.1% 순으로 이용했다. 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1년 전보다 138.4%로 가장 많이 상승했으며, 한의원(113.2%), 치과병원(24.7%)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은 전년 대비 각각 14.4%, 7.6%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전체 외국인 환자의 85.4%(99만명)가 서울을 찾았다. 이어 경기 4.4%, 부산(2.6%), 제주(1.9%), 인천(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서울에 외국인 유치등록 의료기관이 6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피부과 진료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영리 병원 설립 허용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는 진료 중심의 방문이 이뤄져, 관광과 체류를 연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독일의 경우 의료 보험 체계에 온천 치료가 포함돼 관광과 보양이 결합하면서 의료의 경계가 사라져 있다"면서 "시범적인 형태의 외국인 대상 영리 병원을 허용할 경우 활성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중심의 메디컬 투어를 벗어나 외국인 환자가 오래 체류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로 인한 의료 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병행하고,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은 의료와 관광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 확대와 현장 체감형 법·제도 정비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