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악화에 매각 검토
지분 63% 처분방안 논의 중
김상준 대표 "고용승계 우선"
지분 63% 처분방안 논의 중
김상준 대표 "고용승계 우선"
경기침체 속 재무구조가 악화한 애경그룹이 애경산업 매각 카드를 만지고 있다.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의 모태로, 현재 900여명의 직원이 속해 있는 조직이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전날 직원들에게 "고용승계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발언해 회사 매각이 더욱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처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애경산업 매각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애경산업 매각 이외에도 여러 자금조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등 자금조달 방안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삼정KPMG 또한 현재 논의 중인 여러 파트너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애경그룹은 1954년 비누, 세제 등을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를 모태로 성장했다. 애경산업은 1985년 4월 그룹에서 생활용품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설립됐다.
애경산업의 작년 매출은 6791억원, 영업이익은 468억원이며 직원수는 총 932명(2024년도 사업보고서 기준)이다.
갑작스런 매각 검토 소식에 애경산업 내부에선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어제(1일)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가 회사 매각 시엔 고용승계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하며 직원들을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전날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애경그룹이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악화한 재무구조 때문이다.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총부채가 작년 말 기준 4조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이 328.7%에 이른다.
AK홀딩스의 부채 비율은 연결 기준 2020년 233.9%, 2024년 328.7%로 증가했다. 이처럼 부채 비율이 증가한 것은 지주사의 자회사 자금 지원 여파로 분석되고 있다. AK홀딩스는 작년 말부터 AK플라자에 16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제주항공에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2020~2022년 267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2024년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전년의 1679억원에서 반토막이 난 상태다.
애경그룹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 중부CC 매각도 추진 중이다. 중부CC 지분은 애경케미칼이 100% 보유 중이다. 애경산업과 중부CC 매각을 성사시킬 경우, 애경그룹은 유동성 확보화 함께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준 AK홀딩스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AK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애경그룹이 20~30년 뒤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동력을 지금부터 찾을 것"이라며 "내년 이 자리에서는 주주들께 가시적인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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