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NY)계 새미래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장 큰 책임감을 갖고 선도적으로 헌법재판소 판결 승복을 공개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롯한 장내·외 모든 정치세력에 헌재 승복 입장을 명확히해달라고도 했다.
전병헌 새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지도부·당직자들과 함께 비상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헌재가 많은 우려 속에서도 선고일을 확정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고까지 남은 72시간은 오롯이 헌재의 시간이어야 하며 그 어떤 겁박도, 압박도, 위협도 이젠 중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병헌(가운데)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형식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사전 승복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그는 "이미 한 달 전, 국내 7개 종단 대표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어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가 탄핵 심판 선고일이 4일로 발표되자 '우리는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수용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기본적 규범"이라며 "공당이라면 헌재 판단에 대한 수용과 승복의 자세는 기본"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태도에 대해 "중립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먼저 평가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의 전날 '헌재 승복' 발언 영향으로 보인다.
전병헌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선 "여전히 헌재를 향한 압박을 거두지 않는다. '헌재는 파면 선고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단 걸 인식해야 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복귀시킨다면 헌법재판관 8인은 을사8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 '헌법을 무너뜨리려 한 자는 반드시 파면돼야 한다' 등 노골적으로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적 민주당 태도에 비해, 지금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인상이다. '이재명 민주당' 체제에서 정치적 DNA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단 점을 절감한다"며 "교만과 독선이 도를 넘고 있으며 (친윤 시위대의) '서부지법 폭동 사태' 당시 '절제와 수용'을 외치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든 이재명이든 헌재 결정을 거부하는 건 반헌법적이며, 그 자체로 내란 선동과 다를 바 없다. 헌재 결정은 모두에게 최종적이어야 하며 승복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라며 "자신들만의 억측과 예단, 추측과 압박은 쓸모없고 이미 부질없는 단계다. 오직 수용과 승복만 남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모든 정파와 시민단체 역시 헌재 판결 수용 메시지를 명쾌하게 발표하고 승복해야 한다"면서 종교지도자들에게 헌재 결정 승복과 안정 메시지를 당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제정당 대표자회의를 소집해 헌재 결정 수용과 승복을 국민 앞에 공개선언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시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의 정대철 회장(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을 향해서도 "원로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양당에 헌재 결정 수용과 승복을 촉구해 주시기를 정중히 부탁드린다"며 "헌재 승복과 수용으로 혼란과 혼돈의 시간을 마감하고 안정과 민생의 시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당대표 등 새미래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형식으로 모든 정치세력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사전 승복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새미래민주당 제공>
회의 참석자들은 '정치선동 중단하고 헌재결정 승복하라'라고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이미영 수석최고위원도 "이재명의 민주당은 벌써 헌재에 불복할 준비를 하고 있단 소식이 들려온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탄핵 반대 시위를 방조하며 법원의 판단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귀책이 가장 크다고 주장하되 "새민주당은 가장 먼저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단 입장을 밝혔으며 다른 정당과 사회단체들도 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재용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향해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위원까지 전원 탄핵하겠단 주장은 명백한 내란적 행태"라고 경고했다.
정형호 최고위원도 "이재명당의 중진 의원이 '우리 주장(대통령 파면)과 다르면 승복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를 봤다. 그 말을 듣고 경악했다"며 "단순 정치선동을 넘어 내란선동"이라고 우려했다. 서효영 최고위원은 "거대 양당은 겉으로는 재판 결과를 승복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지지층을 선동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윤 대통령 파면 여부는 헌재 결정에 맡기고 그 결정에 승복하라"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한 '국회의원 총사퇴' 실천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