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강연 앞세워 브리핑 영업
청약서 등 동의서 작성 유도
금융감독원 '소비자 주의' 발령
청약서 등 동의서 작성 유도
금융감독원 '소비자 주의' 발령
최근 '유명인 무료 강연'을 앞세워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브리핑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브리핑 영업은 기업체 법정의무교육과 유명인 강연 등을 무료로 해준다며 다수의 소비자를 모은 뒤, 보험 상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 체결까지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암행 기동 점검(감독원 직원이 무료 강연에 참석해 판매 실태 확인)' 결과, 짧은 시간 동안 보험 상품 장점만을 부각하는 방식이 많았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2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브리핑 영업을 위해 주로 육아 관련 소셜미디어(SNS)나 인터넷에 EBS 강사·개그맨·성교육 강사의 무료 강연이나 공연에 응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후 당첨 안내 메세지를 발송하며 후원사 홍보 시간이 포함됐다는 점을 안내하면서도 홍보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여성만 참석 가능하고 남성과 미성년자 참석은 어렵다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강연 현장에선 레크레이션 강사가 경품 행사를 진행하며 참석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브리핑 영업 설계사(자산관리 및 재테크 전문가 등)를 소개했다. 설계사들은 상품 구조가 간단해 설명이 쉬운 종신보험에 대해 '사망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임에도 납입보험료 대비 환급율 등 '저축' 성격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행사 참석자가 단체로 보험에 가입해 사업비가 절감된다고 잘못 안내하거나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핸드폰 촬영을 금지'하고 행사 진행 요원이 핸드폰 사용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기도 했다.
보험 상품 계약은 가입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가입 신청서를 받고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며 설계사가 있는 별도의 장소에서 체결 절차를 진행했다. 강연 시작 전 짧은 휴식 시간에 청약서와 고지의무사항, 개인정보동의서 등 각종 동의서를 작성했다. 설계사가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 등 중요사항을 설명하기에는 촉박한 시간임에도 빠르게 진행한 것이다.
고지의무사항인 키, 몸무게, 직업 등 질문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게 기재하도록 유도한 사례도 있었다. 인수 심사 시 인수 여부와 인수 한도 등을 결정하는 고려 요소임에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 해피콜 진행을 도와준다며 설계사가 현장에서 해피콜 답변을 알려 주고, 브리핑 여부 질문 관련 '아니오'라고 답변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브리핑 영업 현장에서 들은 정보에만 의존하지 말고 보험 약관과 상품설명서 등의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보험협회와 함께 보험업계에 관련 법규를 준수하도록 지도하며, 추후 합동 암행점검단을 구성해 브리핑 영업 행위를 불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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