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국 배려 안한 보편관세
韓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
트럼프 관세정책 부정 평가
캐나다 "美와 관계 끝났다"
韓 경제성장률 일제히 하향
트럼프 관세정책 부정 평가
캐나다 "美와 관계 끝났다"
![[기획] 트럼프, `막가파 관세` 공표… "동맹 잃는 자해"](http://contents.dt.co.kr/images/202504/2025040302100151781001[1].jpg "[기획] 트럼프, `막가파 관세` 공표… \"동맹 잃는 자해\"")
미국 정부의 이 같은 보편관세는 1929년 대공황 당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내놓았던 '스무트 홀리 관세법' 이후 거의 100년 만이다. 세계 경제를 망쳤던 100년 된 망령을 다시 소환해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1929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자인 리드 스무트 상원의원과 윌리스 홀리 하원의원이 미국 경제를 보호하겠다며 발의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오히려 대공황을 악화시켜 이후 자유무역 질서에 균열이 생길 때마다 반면교사로 언급되는 사례다.
예고했던 관세가 현실로 되면서 한국 경제는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2.4%에서 순수출이 차지한 기여도는 2.3%포인트로, 사실상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과 마찬가지다.
평가기관들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정치 혼란 등을 이유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0%에서 0.9%로 내렸다. S&P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2%로 큰 폭으로 낮춰잡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에 주요 동맹국들은 물론 자국 유력 언론에서도 "경제적 자해행위"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는 상호관세 발표가 나기도 전에 이미 "미국과의 오랜 관계는 끝났다"고 공언했고,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은 안보 자립과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함께 맞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 샤크 미국기업연구소 외교·국방 연구 국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행태를 고려할 때 9·11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지면 누가 측은히 여겨줄 것으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여러 현지 언론들의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으로 꼽히는 한국과 일본 정부는 비판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미국 관세에서) 일본을 제외해 달라고 계속해서 강하게 요구해 갈 것"이라며, 전국 1000곳에 특별 상담창구를 설치해 미국의 관세에 따른 중소기업의 의견을 듣고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1일 4대 그룹 총수를 불러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상호 관세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미국측과 전방위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미 경제·안보 공조 강화를 골자로 한 치밀한 전략이 시급한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공론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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