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각국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산 제품에는 25% 관세율을 적용했다. 다만 의약품을 비롯한 일부 품목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의약품이 제외된 이유는 미국 내 약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약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국민 건강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품목별 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은 관세 부과를 피했지만 자국 산업 보호에 적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확인됐으므로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이슈"라며 "바이오의약품은 다수의 국내 기업이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거나 미국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어 연관성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형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가 활발한 국가는 유럽연합과 스위스, 싱가포르, 한국을 꼽을 수 있다"며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25% 관세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높아 국내 기업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경쟁사 론자가 스위스, 유럽, 미국, 싱가포르 등에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거나 도리어 론자 미국설비가 내수 수요로 선호되며 비미국지역 공급물량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도 했다.
그는 "중소형 CDMO의 경우 주요 설비가 미국, 독일, 스위스, 인도 대만 등에 집중돼 있는데, 미국 CDMO의 설비 포화 시 강달러 기조로 인해 바이넥스, 에스티젠바이오와 같은 국내 CDMO사가 선호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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