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교섭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는 8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총파업에 앞서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와 판교 현대제철 본사 앞 상경투쟁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제철 노조는 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8일 총파업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4년 교섭 경과와 노조 요구안 등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오는 8일 총파업에는 현대제철 5개 지회와 자회사, 비정규직 지회 등 1만1000여명의 직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오는 4일까지를 '평화 교섭 기간'으로 정하며 사측과의 교섭 준비에 나섰지만, 협상의 마지막 기한을 7일로 연장했다. 지난 1일부턴 오전 8시부로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PL·TCM과 압연라인 근로자들이 파업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 본사와 현대제철 본사 앞 상경투쟁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측 관계자는 "우선 총파업의 경우 사업장 조건과 상황에 맞춰 공장별로 해당 조합원들과 파업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조만간 현대차그룹 본사와 현대제철 본사 앞 상경투쟁을 진행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이어왔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450%와 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2023년 성과에 대한 보상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철강업황 악화와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원만한 교섭을 위해 대화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은 미국이 철강 수입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된 상태인 데다가 최근에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까지 시행했다. 또 지난달 예고대로 4월 한 달간 인천 철근공장 전면 셧다운에 돌입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미국에 8조5000억원 규모의 제철소 건립 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언급됐다. 노조는 "미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미국 관세 인상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투자의 합리성과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자금조달은 주식 유상증자와 노동자에 대한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 비용, 설비 매각 등으로 마련할 것으로 추측한다"고 주장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현대제철 노조원들이 3일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조 요구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