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재보선 결과…부산교육감 재선거, 진보 김석준 두자릿수 득표율차 당선
기초단체장 5곳 중 3곳 후보 낸 국힘 김천만 사수…아산·거제 큰 표차 반전
국힘 무공천 구로, 민주 낙승…이재명 유세했던 담양서 혁신당 1호단체장
4·2 재·보궐선거 부산시교육감과 기초단체장 선거는 사실상 보수여권의 참패로 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초래한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계엄 옹호파 중심으로 유세전을 벌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당은 대구경북(TK) 아성 1곳만 지켜낸 가운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텃밭 경쟁에서 패해 눈길을 끌었다.
2일 치러진 4·2 재보선 개표상황에 따르면 부산교육감 재선거에서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이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3일 오전 1시 개표율 99.8% 기준으로 김석준 후보가 51.13%로 과반 득표했다.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후보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40.19%로 득표율 2위, 최윤홍 전 부산교육청 부교육감이 8.66%로 3위를 기록했다.
4·2 재보궐선거 투표를 앞둔 지난 3월30일 서울 구로구청 인근에 구로구청장 보궐선거 벽보가 게시돼 있다. 국민의힘은 무공천해 후보가 없다.<연합뉴스 사진>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에선 보수진영 하윤수 후보가 1.65%포인트차로 김석준 후보를 꺾어 부산교육감 깃발을 꽂았지만, 교육감 당선무효형으로 치른 재선거에서 다시 진보 우위로 넘어간 셈이다. 지난해 10·16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윤일현 현 금정구청장)에게 61.03% 득표율로 압승을 안겼던 부산 금정구에서도 김 후보가 48.06%로 정승윤 후보(44.47%)를 제쳤다.
기초단체장 재보선 중 거대양당 후보가 맞붙은 3곳(경북 김천·경남 거제·충남 아산)은 모두 국민의힘이 2022년 당선자를 냈었지만, TK 텃밭인 김천시장을 제외하면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김천시장 재선거에선 배낙호 국민의힘 후보가 51.86%를 득표해 이창재 무소속 후보(26.98%), 황태성 민주당 후보(17.46%)를 꺾었지만 보수의 아성을 재확인한 수준이다.
거제시장 재선거는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56.75% 득표율로,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38.12%)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거제는 2022년 지선에 이어 지난해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지만 재선거는 민주당 승리로 뒤집혔다. 충남 아산에선 오세현 민주당 후보가 57.52% 과반 득표 당선으로 3년 만에 시장직을 탈환했고, 2위는 39.92%를 얻은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다.
4월2일 열린 거제시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한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 확정 후 아내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아산시장은 국민의힘 후보(박경귀 전 아산시장)가 2022년 지선에서 불과 1.13%포인트차로 신승했으나 여당이 18%포인트에 가까운 표차로 뒤처지게 됐다. 박경귀 전 시장이 오세현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낙마하면서 악재가 커졌다. 아산시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 아산갑(복기왕)과 을(강훈식) 2곳 모두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당선된 지역이기도 하다.
서울 구로구청장 보선은 국민의힘이 전임자인 문헌일 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 결정 불복' 사퇴함에 따라 무공천한 가운데 치러졌다. 장인홍 민주당 후보가 56.03%를 득표해 낙승했고, '보수 유일후보'를 자임한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가 32.03%를 얻었다. 서상범 조국혁신당 후보는 득표율 7.36%를 기록했는데, 민주당과 아우르면 63% 이상으로 야권 텃밭임이 재확인됐다.
야야(野野) 대결로 주목받은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는 정철원 혁신당 후보가 51.82% 득표로 당선돼 '혁신당 1호 단체장'이 됐다. 이재종 민주당 후보는 48.17%로 석패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첫 유세지역으로 담양을 찾아 "호남이 민주당을 지지하느냐, 안 하느냐 이런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전열이 흐트러질 것"이라며 결집을 호소했지만 텃밭 민심의 판단은 달랐다.
4·2 재보궐선거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가 4월2일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정 후보의 당선으로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하게 됐다.<정철원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연합뉴스 사진>
광역의원 8곳 중 국민의힘이 4곳(대구 달서·인천 강화·충남 당진·경남 창원마산회원), 민주당은 3곳(대전 유성·경기 성남분당·경기 군포)에서 승리했다. 경북 성주는 무소속 후보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기초의원 9은 국민의힘이 2곳(경북 고령·인천 강화), 민주당은 6곳(서울 중랑·마포·동작, 전남 광양·담양, 경남 양산)에서 승리했다. 전남 고흥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는 '미니 재보선'에다 선거운동 기간 영남권 대형 산불, 대통령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과거 재보선보다 관심도는 물론 선거운동이 저조했다. 국민의힘은 아산시장 재선거 지원유세를 기획했다가 산불 대응차 취소하면서 지도부 차원의 유세를 생략하게 됐다. 민주당은 야권 후보 간 격돌한 지역에서만 지도부가 선거 지원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