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며 한국에 25%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이 최악으로 예상했던 20% 수준의 보편관세를 뛰어넘은 수준의 관세율이 적용되며 우리나라 기업과 주식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전 강보합세로 마감한 뉴욕증시는 구체적인 관세가 공개된 뒤 야간선물시장과 시간외 거래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소폭 반등한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정규장에서 5.29% 상승한 테슬라 주가는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70% 떨어졌고, 0.21% 상승한 엔비디아는 4% 넘게 하락했다. 아마존, 메타, 애플 모두 4~7% 낙폭을 보였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이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는 코스피는 이날도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를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관세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뒤 달러와 엔화는 강세를 보였고 금값도 올랐다"며 "반면 주식시장 시간외, 선물은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일제히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에서 나타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관세 부과 이후 수출중심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영향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번 관세는 시장에서 예상한 시나리오 중 '최악'에 가깝다"며 "이 경우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발발하며 세계 경제 손실이 1조4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경제는 최대 1.3%포인트 성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종목들의 주가에 이미 관세 우려가 선반영됐던 만큼, 이번 조치로 인한 추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하락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이미 주가가 하락해 있고 자동차와 반도체가 발표된 상호관세 적용 대상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주가 추가 하락 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저점은 2022년 10월 PBR 0.78배를 고려할 경우 2410~2420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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