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이 급등하던 코코아와 커피 원두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식음료 기업과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조만간 가격을 다시 내릴 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아라비카 커피 선물가격은 1파운드 당 366.6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가격 대비 약 11.3% 하락한 것이다.
같은날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8500달러를 기록하며, 톤당 1만2247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중순 대비 약 44% 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커피 원두와 코코아의 경우 최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와 커피 제조기업, 초콜릿 제조기업 등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원가 부담을 호소했던 원자재들이다.
커피 원두의 경우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기후변화 문제가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고, 코코아의 경우 높아진 가격으로 수요가 줄어든데다 비싼 코코아 대신 합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조사가 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음료 기업 입장에서는 커피 원두나 코코아 외에도 환율이나 물류비 등의 부담이 남아있지만, 당장 원자재 가격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향후 비축할 원자재에 대한 원가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원가 부담을 이유로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올해 기준으로 커피나 커피 관련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이나 프랜차이즈는 폴바셋, 스타벅스, 할리스, 컴포즈커피, 파스쿠찌, 던킨, 네스프레소, 더벤티, 이디야커피(배달 가격 인상), 투썸플레이스, 매일유업 등 10여곳이 넘는다.
초콜릿 관련 제품 가격 인상 역시 롯데웰푸드를 비롯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빙그레, 해태아이스, 배스킨라빈스, 남양유업, 하겐다즈 등이 이달까지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라간 원가 부담을 그대로 짊어져야 할 전망이다. 통상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뒤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고 제품 가격을 인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으로 시민단체의 비난 수위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식품 기업들이 3∼4월 식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환율과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실적 개선과 이윤추구를 위해 소비자 부담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코코아와 커피 원두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올랐지만, 밀가루와 식용유, 옥수수 등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외에도 사실상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비용이 오르고 있다"며 "전기세, 인건비, 물류비, 환율 부담까지 제품 가격을 인하할 만한 요인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던 커피 원두와 코코아 가격이 최근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