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사진) 국회의장은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국면에서 "신속하게 헌법 개정을 추진하자"고 정치권과 국민에 제안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위헌·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그 어느 때보다 개헌의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며 "헌법재판소의 선고로 국가적 혼란은 일단락됐지만 대통령 권력을 둘러싼 파괴적 갈등의 소지는 상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도록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비상계엄이 헌법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헌법을 보완해 구조적 방벽을 세우자"며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헌법을 통해 작동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승자독식 위험을 제거하고 국민주권으로 가기 위해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통합으로 가기 위해 협치와 협력을 실효적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삼권분립의 기둥을 더 튼튼하게 세우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화된 사회상과 국민적 요구를 담아내는 것도 시급하다"고 했다.
우 의장은 1987년 제6공화국 개헌 이후 사회상을 "민주화와 함께 비약적 경제성장으로 선진국에 진입했고,국민의 주권 의식도 더욱 높아졌다"면서도 "저출생·고령화·양극화 같은 구조적 위기가 깊어졌고 기후위기, 디지털전환 같은 새로운 도전도 마주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6공화국 출범 이후 지난 6번의 대선마다 주요 후보 대부분이 개헌을 공약했지만, 구체적 절차가 진행된 건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며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 물꼬를 터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 의장은 개헌투표를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과 '국회 헌법개정특위 구성'도 제안했다. 우 의장은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권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며 "참정권 침해를 해결하고, 공직선거와의 동시투표 법적 근거를 만드는 국민투표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만, 제도 없이는 아무것도 지속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만날 때마다 국민의 역량으로 극복해왔다. 이제 대화와 타협의 정치,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드는 제도적 장치로 정치·사회갈등을 줄이자"며 "그래서 지금, 개헌이다"라고 역설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파면이 선고된 지난 4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