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는 일제히 환영 입장 표명
대선 앞두고 민주당내 쟁점 부상
李, 지난 대선서 4년중임제 공약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차기 대통령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시행을 제안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에서 상반되는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는 우 의장의 제안에 직접적으로 반발하는 반면, 차기 대선 경선 출마 가능성을 엿보는 원외 인사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벌써 개헌이니 내각제니 난리"라며 "윤석열 파면이 엊그제고 아직 관저 퇴거도 안 한 상태인데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단 탄핵 뒷수습과 내란 세력 발본색원, 민생·경제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 개헌안 성안작업에 참여했던 입장에서 헌법 개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십분 공감하지만 지금 개헌이 최우선 과제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썼다. 그는 "지금 당장 우리가 국가적으로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내란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그 책임을 묻는 일"이라며 "개헌은 대선 과정에서 여러 정당과 후보들이 각자의 견해를 내놓고 국민 지지와 동의를 확인한 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도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개헌? 오픈 프라이머리? 내란수괴가 아직 감옥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며 "내란 뿌리부터 당장 뽑아야 한다"고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을 맡은 정청래 의원 역시 "개헌은 당위적으로 맞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우 의장 식의 개헌 논의에는 반대한다"며 "개헌 논의로 내란 세력의 내란 행위를 시선분산하거나 덮어버리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지 말자"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원외 인사들은 개헌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우 의장의 개헌 추진 제안에 적극 동의하며 환영한다"며 "개헌을 통해 국민과 함께 새로운 7공화국을 열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여야가 합의 가능한 범위의 개헌부터 먼저 하자. 다양한 개헌 과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도 "우 의장의 개헌 추진을 환영한다"며 "개헌과 7공화국 건설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요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6공화국 8명의 대통령 중 4명이 구속됐거나 파면됐다. 사람의 문제도 있겠지만 시스템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외면하고 대통령 선거만 생각하는 것은 사회적 공공선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장 직속 '국민 미래 개헌 자문위원회'(자문위) 위원인 무소속 김종민 의원도 "대권이 아닌 민권의 시대이고, 민권의 시대에서는 권력 분산, 권력 민주화가 필수"라며 "개헌특위는 30인 규모로 구성하되, (권력구조 개편 등) 1단계 개헌을 위해서는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친명계가 일제히 개헌론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이 대표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4년 중임제를 공약한 바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