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재개되고 1주일간 6조원이 넘는 자금이 공매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매도 재개 이후 기대됐던 외국인 수급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외국인은 지난주 6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금액은 6조40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조2816억원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2023년 11월 6일 직전 한 달간 일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7884억원에 불과했다. 공매도를 가장 많이 거래한 투자자는 외국인이었다. 코스피 시장의 90%, 코스닥의 87% 공매도 거래가 외국인이었다. 기관 비중은 코스피 9%, 코스닥 12%였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헤지펀드 등의 외국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는 빗나갔다. 시장은 그동안 공매도 금지로 '롱 포지션'만 가능해 위험회피가 불가능해져 투자를 망설이던 외국 기관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한 주간 외국인 투자자는 양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순매도 규모는 코스피 5조8625억원, 코스닥 6417억원에 달했다. 2021년 8월 13일 7조262억원 이후 4년 7개월여 만에 주간 기준 최대치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짙어지고, 특히 수출 위주 산업구조의 아시아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2009년과 2021년 공매도 재개 당시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던 것과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주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공매도 투자자의 수익률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매도 특성상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올라가지만,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었던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반등한 영향이다.
지난 2일 기준 공매도 보유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고, 셀트리온과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가 뒤를 이었다.
공매도 투자자가 이들 주식을 공매도 평균 단가에 팔고, 4일 종가로 사서 갚았다고 가정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수익률은 0%였다. 2일 기준 공매도 평균 단가와 4일 종가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수익률이 마이너스(-) 2.47%였고,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도 각각 -7.45%, -6.2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종목 다음으로 공매도가 많았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공매도 수익률은 7.93%, 4.59%를 기록했다. 다만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69%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