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기위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 규명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윤석열 정부의 수차례 거부권(재의요구권)으로 추진이 가로막혔던 각종 특검법에 대한 재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이제 검찰과 경찰, 공수처는 내란죄 잔여 수사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명태균 관련 공천 개입 의혹은 물론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해병대원 사망 사건 외압 의혹 등 권력에 막혀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사건이 산더미"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서 왕 노릇을 하던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자연인이 된 만큼 오로지 법과 원칙에 입각해 수사하라"며 "법의 평등함과 엄정함, 공정함을 보여달라. 그것이 흔들리는 기관의 신뢰를 스스로 회복할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며 "민주당은 관련 특검법의 재의결 및 재발의를 통해 진실 규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란 참여자들에 대한 처벌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분명한 원칙"이라며 "명태균 특검 등은 따박따박 진행하는 게 원칙이고, 진상규명은 제대로 진행돼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내란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 등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으나,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해당 법안이 국회 재표결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당 내에서 최소 9표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달 내 해당 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으로, 여당 내의 이탈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회를 통과한 '김건희 상설특검'을 두고 야권의 후보자 추천 요청 압박 역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민주당 등 야권은 김건희 특검이 정부의 거부권 행사에 막혀 법안이 잇달아 폐기되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으로 선회한 바 있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이후 권한대행이 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모두 권한대행 기간 동안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으면서 야권의 비난을 받아 왔다. 상설특검 수사 대상에는 도이치모터스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당시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김 여사에 대한 주요 의혹들이 포함돼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지난 2023년 12월 12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차량에 탑승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